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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정부 주도 구조조정의 명암⑤​] 우리은행 민영화 20년째 진행중…M&A로 출구 모색

신병근 기자 2020-11-24 07:05:00

우리금융 최대주주 예보, 3년來 전지분 매각 방침

공적金 1조5300억 회수 불투명…코로나까지 덮쳐

자금 회수 적정 주가 1만2300원…현 주가 9000원

내년 증권사 M&A 추진…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서울 중구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자료사진]

서울 중구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민족자본으로 탄생한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그룹이 올해로 설립 121주년을 맞았지만, 숙원 사업인 '완전 민영화'는 20년째 답보에 빠져있다.

우리금융에 투입된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우리금융의 100% 민영화 달성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24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 주도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한 우리금융에는 총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이중 11조2000억원이 회수된 상태로 우리금융의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지분 1조5387억원이 남아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월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이전에는 우리금융의 최대 계열사로서 우리은행이 공적자금 지원 대상이었다. 예보는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1997년 터진 외환위기(IMF)로 줄줄이 부실 대열에 합류하자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예보는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 주식 7억3000만주(100%)를 취득했고, 현재는 우리금융 지분 17.25%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신은 한국상업은행(옛 조선상업은행)과 한일은행(옛 한국흥업은행)이 합병하면서 1999년 1월 탄생한 한빛은행이다. IMF 사태로 부실 은행이 속출하자, 정부는 2001년 4월 한일·상업·평화·광주·경남은행 등을 자회사로 둔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하고 100% 지분을 가진 예보를 최대주주로 내세웠다.

한빛은행은 2002년 2월 평화은행을 흡수합병하고, 그해 5월 우리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금융위기가 점차 수그러들었고 2010년 들어 정부는 본격적인 공적자금 회수에 공을 들이며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추진한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경영권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가 민영화 후에도 우리금융 운영 전반에 대한 간섭과 통제를 계속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부가 이끈 민영화는 번번이 실패했다. 2014년의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에는 중국 안방보험 1곳만 제안서를 제출하는 초라한 흥행성적을 내기도 했다.

보다 못한 정부는 2016년 11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주관으로 정부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 등 7개사를 과점주주로 선정했다.

이런 노력에도 예보 지분을 모두 털어내기란 역부족이었다. 과점 주주 선정 후 3년이 흘렀지만 공적자금 완전 회수는 요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에서야 또 다시 우리금융의 지분매각 로드맵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2~3차례에 걸쳐 예보가 가진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예보 역시 내년 예산기획안에 '예금보험기금 채권상환 재고자산매각대 수입'의 명목으로 우리금융 지분 매각분 5% 가량을 포함했다.

문제는 정부의 계획이 또 한 번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 종식 시점을 예견하기 어려운 코로나19로 우리금융 주가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해서다.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우리금융 적정 주가는 1만2300원대다. 그러나 현 주가는 5년 전 수준인 9000원대다. 현 주식 가치로는 1조원은커녕 3600억원을 회수하는데 그치게 된다.

우리금융은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실적으로 M&A 방식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우리금융의 자금조달 여력은 6조원 규모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우리금융그룹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9.8%로 130% 규제 기준 출자 여력은 6조3000억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아주캐피탈을 인수를 완료해도 5조7000억원의 여유가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조원 규모의 배당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지배구조 정리와 증자 등에 사용했다. 올해에도 3차례에 걸쳐 9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일부를 아주캐피탈 인수에 투자했다. 올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순익이 예상돼 실제 M&A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제 금액은 약 1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종 민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든 우리금융이든 모두가 주가의 회복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그룹 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위한 M&A에 더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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