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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빅히트 '따상' 무리였나…엔터주 'IPO 거품' 현실화

김태환 기자 2020-10-15 12:27:31

상장 직후 잠시 '따상'…차익매물 쏟아져 하락세로

증권사 의무보유확약기간 짧고 가치 고평가 논란

아이돌그룹 'BTS'[사진=롯데면세점 제공]


[데일리동방]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BTS를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의 두배로 시초가가 결정된 뒤 상한가)에는 성공했지만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이후 수일간 상한가를 지속한데 비하면 저조한 성적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의 거품이 드디어 사라지는 수순에 돌입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따상' 성공하자마자 '폭락'…거품 논란 '재점화'

15일 오전 11시 기준 빅히트 주가는 29만8500원으로 상장 이후 10.56% 상승한 채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앞서 개장 직후인 오전 9시경에는 시초가 27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치솟은 35만1000원까지 올랐다. 개장과 동시에 따상에 성공하면서, 빅히트 시가총액은 11조8800억원으로 불어나 단숨에 코스피 시총 순위 27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따상 직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상승폭은 점점 줄어들었다. 빅히트 주가 상승률은 한때 1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마지막 IPO 기대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기대에 다소 못미치고 있다.

실제 IPO 대어로 회자되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상장 후 각각 3거래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올렸다. 두 회사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것은 IPO 주간사들이 일정기간 주식을 보유하는 '의무보유확약' 기간 지난 뒤였다.

빅히트의 주가 부진이 짧은 의무보유확약기간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단기 확약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빅히트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가운데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43.85%다. 이 가운데 15일 확약 비중과 1개월 확약 비중은 각각 9.75%, 49.41%다. 다시말해, 1개월 내에 기관 배정 물량 중 절반 이상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상장 준비 단계에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논란도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적정 주가를 산출하려면 기존에 상장된 유사한 기업들과 비교하는 상대가치평가법을 활용하는데, 빅히트는 EV/EBITDA(시장가치/세전영업이익)를 활용했다. EV/EBITDA는 기업의 시장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가치가 순수한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의 몇 배인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빅히트는 네이버, 카카오, YG플러스,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5개 기업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를 두고 공모가 산정을 유리하게 만드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IT기업으로 엔터사와 본질적으로 다른 업종인데도 편입시켰으며, YG플러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급격하게 치솟기도 했다. 빅히트가 비교대상으로 삼은 5곳 기업의 EV/EBITDA 평균은 42.46배로, 적정 몸값이 높게 추산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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