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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코로나·한국타이어 경영권분쟁에 사라지는 7조 몸값

이성규 기자 2020-08-21 12:47:17

‘부정적’ 등급 전망에도 공모시장 노크...유동성 확보 총력

적자에 배당 지속...시장 눈높이 맞춘 밸류 책정 가능성도

[사진:한온시스템]

[데일리동방] 한온시스템 매각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에 따른 실적 부진과 2대주주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 떠도는 ‘7조원 밸류’는 상당히 고평가 돼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한온시스템이 한온컴퍼니에 인수된 후 배당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는 시장 눈높이에 점차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온시스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2% 줄어든 1조195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전환(-578억원)해 사상 첫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자동차공장 가동중단 영향이 컸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9.1% 급락(19억원)했다. 성장은커녕 과거 연간 평균 수치(4500억원)조차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한앤코오토홀딩스)는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2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전체 기업가치를 5조6000억원가량으로 책정한 것이다. 당시 주가가 8000~9000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경영권프리미엄은 약 15~30%가 적용됐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올해 한온컴퍼니 목표주가는 1만2000~1만3000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서 이전 1만5000원 수준에서 하향 조정됐다.

일각에서는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가치만 7조원에 달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전체 가치는 14조원, 경영권프리미엄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한온시스템 시가총액은 10조~12조원 수준에 육박한다. 주가 기준으로는 최소 2만원을 넘겨야 한다.

그러나 7조원 밸류 출처는 명확치 않다. 투자은행(IB)업계서도 한온시스템이 자동자 공조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지만 고밸류를 받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연간 2200억원(배당지금액 제외) 수준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책정하면 연간 8%에 달하는 성장률(자본비용 10% 가정)이 요구된다. 통상 성숙한 기업들이 2~3% 성장을 기록하는 것 대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8~10배 거래를 가정하면 한온시스템 EBITDA는 최소 1조원을 넘어야 한다. 최근 3년 평균 한온시스템 EBITDA가 7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30% 이상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

최근 실적 급락을 고려하면 꿈같은 얘기다. 다만 최근 전기차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향후 밸류업 기대감은 높아진 상황이다.

한온컴퍼니 밸류 문제는 제외하더라도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가 그룹 경영권 분쟁 중심에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한앤컴퍼니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앤컴퍼니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처한 상황을 두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경영정상화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온시스템(AA0)이 ‘부정적’ 등급 전망에도 우량등급을 기반으로 공모 조달(최소 2500억원)에 나서는 이유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분 50%가 7조원이라는 점은 분명 고평가“라며 “한온시스템은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이후 배당을 지속해온 만큼 예상보다 매각가는 낮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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