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금융

​금융그룹 순위 가른 '사모펀드'…하반기도 충당금이 '변수'

신병근 기자 2020-07-29 10:46:05

KB 9818억-신한 8732억…'리딩금융' 엎치락뒤치락

DLS·라임사태 비껴간 농협은 우리 제치고 첫 4위

업권 "당국 100% 배상 권고로 순익감소 잇따를듯"

올해 2분기 순익 기준 '리딩금융'은 KB금융이 차지했다. 신한금융과 1위를 놓고 경쟁을 벌인 KB금융은 대규모 환매중단이 잇단 '사모펀드 사태'를 비껴가며 충당금 적립의 부담을 떨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사 내 딜링룸의 모습. [사진=KB금융 제공]

[데일리동방] 대규모 환매 중단이 잇단 ‘사모펀드 사태’ 여파가 5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NH농협)의 상반기 실적에 가장 큰 변수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을 포함한 미래 부실 대응 차원의 충당금 규모도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2분기 순익 기준 그룹 순위까지 변동시키며 하반기 실적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대 금융그룹의 순익은 △KB 9818억원 △신한 8732억원 △하나 6876억원 △농협 5716억원 △우리 142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1분기에는 9324억원의 순익을 올린 신한금융이 7389억원의 KB금융을 제쳤지만 2분기 들어서는 KB금융이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전체 누적 순익(상단 표 참조)으로는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을 수성했다. 그럼에도 2분기 순위가 변동된 것을 감안할 때 하반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관측은 최근 부실 논란을 키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파급력이 하반기에도 나타날 공산이 크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문제가 불거진 사모펀드와 관련해 향후 환급과 손실 등을 고려한 충당금을 적립할 수밖에 없어 이익이 줄어드는 양상이 반복될 거란 이유에서다.

신한금융의 경우 주요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가 3800억원 가량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펀드에 대한 충담금으로 2분기에만 1248억원을 적립했다. 여기에 신한금투가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금액의 3분의 1 수준인 769억원도 영업외비용으로 분류한다.

사모펀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용도로 2017억원의 순익이 줄어든데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출과 연관한 충당금 1850억원도 신한금융의 전체 순익을 감소시킨 요인들로 꼽힌다.

반면 KB금융은 현재까지 드러난 사모펀드 사태들을 비껴가면서 향후 건전성 대비를 위한 충당금 2060억원만 쌓아 큰 규모의 순익 감소를 피할 수 있었다.

KB와 신한의 순위 경쟁 외에도 4, 5위 순위가 뒤바뀐 점도 주목을 끌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1월 출범한 이후 매 분기 농협금융과 격차를 보이며 4대 금융그룹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번만은 달랐다.

우리금융 역시 사모펀드 관련 직격탄을 맞아 DLS와 라임사태에 따른 1600억원과 함께 코로나19 대출 등 미래 대비용 충당금 2375억원 등 모두 3356억원을 이익에서 떼어놨다. 이러는 사이 DLS와 라임사태와 무관한 농협금융은 펀드 충당금 적립의 부담을 떨칠 수 있었다.

다만 농협금융은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지난달 말부터 불거진 옵티머스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최대 판매사인 점을 우려한다. 이에 3분기부터 손실을 예상한 충당금 적립에 나설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NH증권은 환매가 중단됐거나 중단이 유력시되는 옵티머스펀드 5151억원 중 대다수인 4327억원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사모펀드 사태뿐 아니라 계열 증권사가 없는 구조적 한계도 이번 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른 금융그룹이 2분기 증시 활황을 맞아 계열 증권사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업계는 이처럼 환매 중단으로 피해가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금융사별 순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라임과 옵티머스 외에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부실 펀드가 여전히 남아 있지 않을까 본다"며 "금융당국도 라임사태에 연루된 판매사에 100% 배상을 권고하는 실정인데 사모펀드를 많이 판 은행들은 그룹사의 주력 계열사인만큼 하반기 수익 급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