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환매중단 사태를 맞은 사모펀드 판매 은행들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라임 사태'에 이어 최근 논란이 된 '옵티머스 사태' 외에도 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판매에 나선 '디스커버리 펀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운용사가 운용한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은행들의 신뢰는 맹목적이었다. "미국 펀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자산"이라고 꾀어 투자자를 모집하고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실상을 감췄다는 피해자 진술이 끊이질 않는다.
◆기업은행 "50% 선지급" vs "불완전판매 110% 배상"
금융감독원은 30일 현재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 중이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국내 운용사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기획한 사모펀드로, 이 회사는 장하성 중국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대표가 설립해 조명을 받았다.
미국의 DLI 운용사가 디스커버리 펀드와 관련해 한국에서 모집된 투자금을 운용하도록 설정했고,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펀드를 집중 판매했다. 문제는 DLI가 실제 수익률 등을 허위 보고한 게 적발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하면서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DLI가 운용하는 펀드 자산이 동결되자 결국 환매 중단 사태에 이르렀다.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태에 빠지자 피해자들의 항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당시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3612억원,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3180억원 등 6792억원을 팔았고 이 중 환매 중단된 금액은 914억원으로 추산된다.
신한은행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650억원, 하나은행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240억원 가량을 각각 팔았고 현재까지 모두 환매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은행 중 최다 판매은행인 기업은행은 윤종원 행장이 직접 피해자들과 만나 '최초 투자 원금의 50% 가지급'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연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실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는 이번 가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업은행은 선지급 이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거쳐, 최종 보상액과 환매 중단된 펀드의 회수액 간 차액을 사후 정산하기로 했다. 신한·하나은행은 아직 가지급 등의 공식적인 보상책을 밝히진 않았다.
기업은행의 50% 선지급 대안에도 투자자들은 110% 배상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피해자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시민단체와 함께 기업은행을 상대로 연일 규탄에 나서고 있다.
대책위는 기업은행의 판매 자체가 불완전판매라고 규정하며 50% 가지급 방안 역시 일방적 통보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대책위는 "초고위험상품을 안전자산이라고 속여 파는 게 투자자를 우롱한 사기 행각"이라며 "기업은행의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고 전액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분조위 주목…"은행 불신" 투자자 거센 반발
기업은행의 선지급 방안에 대한 논란도 쉽사리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은행 측에선 급한 불을 끈 모양새지만 금감원 분조위에서 만약 배상률을 50%보다 적게 내놓을 경우, 이에 불복할 투자자의 불만이 극에 달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선지급금을 돌려줄 상황이 벌어지면 이자까지 은행에 반환해야 하는 내용의 보상 절차도 논란이 됐다.
기업은행이 '고객별 확정비율을 통지하게 되는 경우 가지급금에 포함된 펀드 회수 예상액에 대해 발생한 이자도 확정 보상비율에 따라 정산될 수 있다'고 명시한 투자자 보상 절차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다만 이 조항은 은행 측과 대책위 간 협의로 최근 삭제됐다.
소위 "빠져나갈 구멍에만 혈안이 됐다"는 투자자들의 성토는 은행을 향한 불신으로 치닫고 있다. "판매 과정에서 이미 신뢰가 끊어졌다"는 주장은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 농성에서 여전히 이어진다.
대책위는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난 기업은행 직원들의 도 넘은 판매 행위도 질타하고 있다. 고객은 물론 그 배우자의 직장까지 찾아가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가 하면 투자정보가 부족한 고객들의 투자 성향을 조작해 전문투자자인 것처럼 둔갑시켰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대책위 구성원 중 상당수가 60대 이상 고령인데다 이 중 대부분은 은행 직원이 디스커버리 펀드의 안전성을 미끼로 종전 적금을 해지하게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공이 돌아간 금감원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책위는 금감원 분조위 결과에 주목하면서도 기업은행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강력 제재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투자성향 조작 등 문서 위조에 해당하는 사기 행위에 대해선 즉각 형사 고발하고,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안으로 면피하려는 윤 행장도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를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이를 토대로 관련 법령과 규정에 부합한 해결책을 찾겠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께는 죄송할 뿐이고 금감원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사태를 주시하며 대응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라임 사태,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만큼 이번 디스커버리 사태에선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
옵티머스 사태에 따른 검찰의 압수수색이 최근 벌어진 하나은행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액(240억원) 전체가 환매 지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상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만기연장금액인 650억원은 현재 코로나19 이슈로 만기연장된 것"이라며 "회수 시 바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운용사가 운용한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은행들의 신뢰는 맹목적이었다. "미국 펀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자산"이라고 꾀어 투자자를 모집하고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실상을 감췄다는 피해자 진술이 끊이질 않는다.
디스커버리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신한은행, 하나은행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라임 펀드를 시작으로 금융권을 강타한 이른바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각 은행장들도 위기관리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기업은행 "50% 선지급" vs "불완전판매 110% 배상"
금융감독원은 30일 현재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 중이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국내 운용사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기획한 사모펀드로, 이 회사는 장하성 중국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대표가 설립해 조명을 받았다.
미국의 DLI 운용사가 디스커버리 펀드와 관련해 한국에서 모집된 투자금을 운용하도록 설정했고,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펀드를 집중 판매했다. 문제는 DLI가 실제 수익률 등을 허위 보고한 게 적발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하면서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DLI가 운용하는 펀드 자산이 동결되자 결국 환매 중단 사태에 이르렀다.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태에 빠지자 피해자들의 항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당시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3612억원,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3180억원 등 6792억원을 팔았고 이 중 환매 중단된 금액은 914억원으로 추산된다.
신한은행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650억원, 하나은행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240억원 가량을 각각 팔았고 현재까지 모두 환매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은행 중 최다 판매은행인 기업은행은 윤종원 행장이 직접 피해자들과 만나 '최초 투자 원금의 50% 가지급'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연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실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는 이번 가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업은행은 선지급 이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거쳐, 최종 보상액과 환매 중단된 펀드의 회수액 간 차액을 사후 정산하기로 했다. 신한·하나은행은 아직 가지급 등의 공식적인 보상책을 밝히진 않았다.
기업은행의 50% 선지급 대안에도 투자자들은 110% 배상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피해자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시민단체와 함께 기업은행을 상대로 연일 규탄에 나서고 있다.
대책위는 기업은행의 판매 자체가 불완전판매라고 규정하며 50% 가지급 방안 역시 일방적 통보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대책위는 "초고위험상품을 안전자산이라고 속여 파는 게 투자자를 우롱한 사기 행각"이라며 "기업은행의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고 전액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의 선지급 방안에 대한 논란도 쉽사리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은행 측에선 급한 불을 끈 모양새지만 금감원 분조위에서 만약 배상률을 50%보다 적게 내놓을 경우, 이에 불복할 투자자의 불만이 극에 달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선지급금을 돌려줄 상황이 벌어지면 이자까지 은행에 반환해야 하는 내용의 보상 절차도 논란이 됐다.
기업은행이 '고객별 확정비율을 통지하게 되는 경우 가지급금에 포함된 펀드 회수 예상액에 대해 발생한 이자도 확정 보상비율에 따라 정산될 수 있다'고 명시한 투자자 보상 절차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다만 이 조항은 은행 측과 대책위 간 협의로 최근 삭제됐다.
소위 "빠져나갈 구멍에만 혈안이 됐다"는 투자자들의 성토는 은행을 향한 불신으로 치닫고 있다. "판매 과정에서 이미 신뢰가 끊어졌다"는 주장은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 농성에서 여전히 이어진다.
대책위는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난 기업은행 직원들의 도 넘은 판매 행위도 질타하고 있다. 고객은 물론 그 배우자의 직장까지 찾아가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가 하면 투자정보가 부족한 고객들의 투자 성향을 조작해 전문투자자인 것처럼 둔갑시켰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대책위 구성원 중 상당수가 60대 이상 고령인데다 이 중 대부분은 은행 직원이 디스커버리 펀드의 안전성을 미끼로 종전 적금을 해지하게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공이 돌아간 금감원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책위는 금감원 분조위 결과에 주목하면서도 기업은행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강력 제재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투자성향 조작 등 문서 위조에 해당하는 사기 행위에 대해선 즉각 형사 고발하고,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안으로 면피하려는 윤 행장도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를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이를 토대로 관련 법령과 규정에 부합한 해결책을 찾겠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께는 죄송할 뿐이고 금감원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사태를 주시하며 대응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라임 사태,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만큼 이번 디스커버리 사태에선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
옵티머스 사태에 따른 검찰의 압수수색이 최근 벌어진 하나은행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액(240억원) 전체가 환매 지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상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만기연장금액인 650억원은 현재 코로나19 이슈로 만기연장된 것"이라며 "회수 시 바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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