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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호반건설, 초대형사 각축장 강남 재건축 수주전 잇단 도전 왜?

김동현 기자 2020-03-10 17:25:42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 입찰 참여로 삼성·대림과 격돌

시평 10위권 발돋움ㆍ풍부한 자금력 등으로 비교우위 조건 제시

"사업권 경쟁 승산 충분하고 그럴 만한 여건ㆍ자신감도 갖춰"

초대형사 프리미엄 선호 분위기서 브랜드 파워 비교열위 극복 불투명

시공권 확보보다 연내 IPO 앞두고 기업가치 상승 '노림수' 분석도

호반건설이 공개한 신반포 15차 재건축 단지 조감도.[사진=호반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주택 전문업체 호반건설이 서울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재선정 입찰에 도전, 삼성물산·대림산업과 3파전을 펼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호반건설은 과거 방배경남, 신반포7차, 방배14구역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 수주 시장에 잇따라 노크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런데도 호반건설은 이번에 또다시 강남 재건축 수주전 입찰에 참여했다. 호반건설은 비록 지난해 시공능력 10위로 처음 10위권에 진입했다곤 해도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주택사업 전문업체 이미지가 강한데다 솔직히 초대형 업체들과 비교해 주택 브랜드 파워가 높다고 할 수 없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선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 등 초대형 건설업체도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 초대형 업체들도 브랜드가 집값이 되는 이곳에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각 사가 보유한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개발, 고급화 경쟁을 벌이는 게 그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호반건설이 최근 잇따라 강남권 재건축 수주경쟁에 뛰어든 배경을 놓고 업계가 설왕설래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전날 마감된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재입찰에 재건축 단지 명을 ‘신반포15차 호반써밋’으로 제시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호반건설은 그 동안 쌓아왔던 주택 건설 노하우와 공급실적 등을 토대로 수주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 탄탄한 재무구조를 활용해 조합원들에게 경쟁사들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도 내세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김상열 회장이 수주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확고해 이번 입찰에서 조합 측에 최고급 자재와 마감재 등을 활용한 시공을 약속했다”며 “입찰에 참여한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반건설이 조합에 제출한 입찰의향서에는 낮은 사업추진비 이자와 더불어 390억원 규모 조합원 무상지원 혜택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 신반포 15차 재건축 시공권 경쟁에서 호반건설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사업권 따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호반건설로서는 이번 경쟁에 충분히 승산이 있고 그럴 만한 여건도 갖췄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사실상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의 양자 경쟁구도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 브랜드 ‘래미안’ 파워를 내세운 삼성물산과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 시공 실적을 보유한 대림산업이 앞서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이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 잇단 도전에도 사업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없는 호반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파워 탓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장 분석이다.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다.

실제 한강변 아파트로 꼽히는 신반포 15차 주변의 재건축 사업 현황만 봐도 호반건설이 신반포 15차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많은 관측이다. 초대형 주택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북쪽에 3.3㎡당 시세 1억원 시대를 연 아크로리버파크(대림산업), 남쪽에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 이전 아파트 시세를 주도해왔던 래미안퍼스티지(삼성물산)가 각각 자리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재건축 단지 원베일리(삼성물산)가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고, 서쪽으로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현대건설)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신반포 15차도 당초 재건축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낙점했었다.     

호반건설의 강남권 재건축 입찰 참여는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신반포7차, 방배경남아파트, 방배14구역 등 강남권 정비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모두 수주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호반건설과 맞붙었던 시공사는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등 강남권 재건축 시공실적이 있는 회사들이었다. 

호반건설이 지금까지 강남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분양한 송파 위례신도시 ‘호반써밋송파1·2차’와 지난 2015년 분양한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퍼스트 등이다.

시공권 경쟁이 치열하고 브랜드 파워를 자랑할 수 있는 랜드마크 단지 조성의 요지로 꼽히는 강남·서초 등 강남권 핵심지역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호반건설이 이번 입찰에 뛰어든 배경에는 실제 수주하겠다는 의욕과 함께 강남권 입찰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효과 기대 등이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호반건설은 실제 강남 진입을 위해 지난해 브랜드 ‘호반써밋’과 ‘베르디움’ BI(Brand Identity)를 리뉴얼하고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섰다.

[사진=호반건설 제공]

게다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사실상 선언한 만큼 강남권 재건축 수주 성공에 앞서 입찰 참여만으로도 기업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서울지역의 신정 구역, 용산 국제빌딩 주변, 개봉 등에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양재역, 불광역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서울 시내에서 입지를 늘려가는 중이다.

이 기세를 이어 이번에 강남권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함으로써 시공능력 10위권 회사 브랜드에 걸맞는 랜드마크 단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올해 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강남권 랜드마크 확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강남권 정비사업 단지 조합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 이번 시공권 경쟁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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