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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비핵심사업 '손절'하는 화학업계…"선택과 집중 나선다"

백승룡 기자 2020-02-29 08:07:18

LG화학, LCD 소재사업 철수 및 매각…한화솔루션은 태양광소재 철수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2~3년 지속될 것…사업 경쟁력 제고 절실"

[각사 CI 취합]

[데일리동방]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화학업체들이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로 접어든 상황 속에서 '체질개선'을 통해 불황 극복에 나선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저조한 비핵심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사업 전망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 LCD 소재사업 접는 LG화학…배터리 집중키로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 소재사업을 구조조정 중이다. LG화학은 앞서 LCD 유리기판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최근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을 매각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LCD 소재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요케테크놀로지는 자회사 쓰양인터내셔널이 LG화학의 감광재 사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LG화학이 넘기는 사업분야는 컬러 감광재 기술과 생산설비 등으로, 매각 금액은 580억원 수준이다. 지난 3일에는 LCD 유리기판 사업을 철수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사업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협상에 실패하면서 매각이 무산되자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LG화학은 LCD 소재사업을 접고 배터리 등 핵심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으로 LCD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면서 "감광재 매각금액은 배터리 부문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롯데케미칼, 비핵심사업 구조조정…한화솔루션, 태양광 소재사업 중단

롯데케미칼도 실적악화 속에서 '군살빼기'가 한창이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를 올초 흡수합병, 두 회사가 중복으로 영위하던 폴리카보네이트 사업을 단일화시켰다. 지난해에는 영국 소재 PET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 UK를 매각하며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사업 효율화에 나서는 한편, 소재사업 진출 기회를 꾸준히 엿보고 있다. 지난 7일 컨퍼런스콜에서는 "첨단소재 부문에서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OEM과의 협업을 가속화해 모빌리티 사업을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배터리 소재사업을 염두에 두고 일본 히타치케미칼 인수를 추진했지만 불발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과 관련, 소재부문에서 철수하고 셀·모듈에 집중키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을 철수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기초소재로, 중국 태양광업체가 공급량을 크게 늘리면서 폴리실리콘 제품가격은 손익분기점을 한참 밑돌고 있다.

◇ 업계 수익성 반토막…불황에 타개책 '고심'

이들 석유화학 업체는 불황 속에서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956억원에 그치며 전년대비 60.1% 줄었고, 같은기간 롯데케미칼도 연간 영업이익이 1조1076억원으로 43.1% 가량 감소했다. 한화솔루션은 전년대비 6.8% 늘었지만 이는 태양광부문의 어닝서프라이즈에 기인한 것으로, 케미칼부문을 떼놓고보면 영업이익은 3672억원에서 지난해 1749억원으로 52.4% 줄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 측 수요가 위축된 반면, 오히려 글로벌 공급은 늘어나면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스티렌모노머(SM)를 비롯해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ABS), 폴리스티렌(PS), 합성고무(SBR) 등 파생 제품 전반에서 업황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석유화학 업황 다운사이클은 2~3년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황 속에서 사업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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