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이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착수했다. 3년 단일물,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수요예측은 이달 말에 이뤄진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SK매직은 2016년 SK그룹에 인수된 다음해 공모채 시장에 데뷔했다. 이후 해마다 공모채를 발행했고 규모를 늘려왔다. 2017년 400억원, 2018년 700억원, 2019년 900억원 규모 공모채를 찍어냈다.
수요예측도 늘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900억원 모집에 7배가 넘는 6500억원 가량이 모이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SK그룹 후광효과 덕분이었다. 더불어 가파른 외형성장과 가전시장 내 선두권 지위 확보 등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SK매직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매출 6458억원, 영업이익 6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5%, 137% 증가한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금조달도 무난히 모집액을 상회하는 수준일 것"이라면서 "SK그룹 계열사 중 신용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영업실적이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모기업 후광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은 여전히 A등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A는 정크등급으로 불리는 BBB등급 바로 다음이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운전자본 부담이 늘고 시장 환경‧렌털계정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 내부창출 현금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운 상황 등이 등급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렌털사업은 구조적 특성상 선제적인 재고자산 확보 등에 따른 자금 소요가 크다. 따라서 매출 성장과 함께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다. SK매직도 이런 이유로 수년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적자폭은 커지고 있다. 2016년 249억원, 2017년 513억원, 2018년 659억원에 이어 지난해 3분기에는 42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외부 자본에 의존하면서 차입금도 늘었다. 때문에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져 재무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인력 확충과 마케팅 비용 부담 또한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내부창출 현금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SK매직은 확보된 유료계정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현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규모 신규 투자만 없다면 중기적으로 우수한 재무지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렌털사업 구조상 사업 확장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FCF 흑자전환이 어렵다.
여기에 다른 대기업의 렌탈사업 참여가 늘고, 국내외 시장에서 2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렌털 계정수가 이전 같이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내부창출 현금을 통한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현재 IPO를 추진 중인 SK매직 신용도는 성장성을 보완할 수 있는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과 외부 자본 확충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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