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범(汎)현대가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과 현대백화점그룹 간 몸집 불리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HDC현산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업계는 범현대가 기업 중 세 번째로 큰 덩치를 자랑했던 현대백화점그룹이 HDC보다 순위가 뒤처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백화점그룹-HDC현대산업개발 순위 경쟁史
범현대가 방계기업인 HDC현산과 고(故) 정주영 회장 직계 기업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그룹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이후 줄곧 재계 순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해왔다.
‘포니정’으로 널리 알려진 정주영 회장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회장은 과거 자신과 아들 정몽규 회장이 이끌었던 현대자동차를 정몽구 현 회장에게 넘긴 다음 현대산업개발을 받아 1999년 독립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해 정주영 회장 셋째 아들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갖고 나왔다. 현재 HDC현산은 고 정세영 회장 장남인 정몽규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은 정몽근 명예회장 장남 정지선 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독립 2년 후인 2001년 HDC현산은 자산 4조원으로 재계 순위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2조원 자산을 가진 현대백화점은 26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 아시아나항공을 사실상 인수하게 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을 누르고 재역전에 성공할 전망이다. HDC현산은 주력인 부동산 개발과 주택건설사업 외에도 유통업·면세점·호텔리조트·항공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부분도 순위 역전에 힘을 싣는다.
◆함께 꾸는 ‘면세점의 꿈’···범현대가 면세점서 맞붙다
두 그룹 간 치열한 순위 경쟁은 면세업계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HDC현산은 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타면세점과 각각 손잡으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면세업계에서 현대백화점은 매출액 기준 4위, HDC현산은 5위에 자리하고 있다.
2015년 말 HDC현산은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HDC현산은 삼성가(家) 일원인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와 함께 HDC신라면세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용산 아이파크몰(옛 아이파크백화점)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열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아이파크몰 3층부터 7층까지 5개층을 면세점으로 쓰고 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범현대가와 삼성가가 손잡는 것은 쉽게 상상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4년 후 돌아보니 두 회사가 내린 판단은 현명했다. 2015년 12월부터 영업에 들어간 HDC신라면세점 2016년 매출 3635억원에 영업손실 20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DC신라면세점은 2017년 매출 6818억원·영업이익 52억원, 2018년에는 매출 6516억원·영업이익 107억원을 달성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상품 전략과 마케팅 등 호텔신라가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면세업계에 안착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면세사업이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에 능한 현대백화점그룹도 면세점 인수에 나섰다. 그간 가구(리바트)·패션(한섬·SK네트웍스 패션 부문)·건자재(한화 L&C) 등을 거듭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온 그룹은 지난해 강남 삼성동 면세점 운영 허가를 받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지난 1년간 벌어들인 매출액은 약 6300억원이다. 앞서 목표로 잡았던 5500억원보다 800억원 가량 초과 달성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두타면세점 부동산과 매장 등을 인수하기로 두산과 합의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 동대문에 두 번째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취득가액은 618억6500만원이다.
기존 두타면세점은 명품 입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했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구찌·버버리·페라가모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삼성동 면세점에 입점시키며 현대백화점이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업계는 이 부분을 두타면세점에서도 이어간다면 거대한 동대문 쇼핑 상권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내 면세점 추가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연간 매출액은 1조48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이 예정돼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서는 HDC신라면세점과 격차를 벌리고,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을 따라잡는 것이 목표인 만큼 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백화점그룹-HDC현대산업개발 순위 경쟁史
범현대가 방계기업인 HDC현산과 고(故) 정주영 회장 직계 기업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그룹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이후 줄곧 재계 순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해왔다.
‘포니정’으로 널리 알려진 정주영 회장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회장은 과거 자신과 아들 정몽규 회장이 이끌었던 현대자동차를 정몽구 현 회장에게 넘긴 다음 현대산업개발을 받아 1999년 독립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해 정주영 회장 셋째 아들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갖고 나왔다. 현재 HDC현산은 고 정세영 회장 장남인 정몽규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은 정몽근 명예회장 장남 정지선 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독립 2년 후인 2001년 HDC현산은 자산 4조원으로 재계 순위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2조원 자산을 가진 현대백화점은 26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10년 후인 2011년 재계 순위는 확 바뀌어 있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자산 8조원으로 재계 30위를 기록했지만, 자산 7조원 HDC현산은 37위로 백화점그룹보다 7위나 뒤처졌다. 4년 후 HDC현산이 채권단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한 직후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자산 12조원으로 19위에 올랐지만, HDC현산은 6조원으로 3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 아시아나항공을 사실상 인수하게 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을 누르고 재역전에 성공할 전망이다. HDC현산은 주력인 부동산 개발과 주택건설사업 외에도 유통업·면세점·호텔리조트·항공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부분도 순위 역전에 힘을 싣는다.
두 그룹 간 치열한 순위 경쟁은 면세업계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HDC현산은 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타면세점과 각각 손잡으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면세업계에서 현대백화점은 매출액 기준 4위, HDC현산은 5위에 자리하고 있다.
2015년 말 HDC현산은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HDC현산은 삼성가(家) 일원인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와 함께 HDC신라면세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용산 아이파크몰(옛 아이파크백화점)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열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아이파크몰 3층부터 7층까지 5개층을 면세점으로 쓰고 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범현대가와 삼성가가 손잡는 것은 쉽게 상상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4년 후 돌아보니 두 회사가 내린 판단은 현명했다. 2015년 12월부터 영업에 들어간 HDC신라면세점 2016년 매출 3635억원에 영업손실 20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DC신라면세점은 2017년 매출 6818억원·영업이익 52억원, 2018년에는 매출 6516억원·영업이익 107억원을 달성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상품 전략과 마케팅 등 호텔신라가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면세업계에 안착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면세사업이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에 능한 현대백화점그룹도 면세점 인수에 나섰다. 그간 가구(리바트)·패션(한섬·SK네트웍스 패션 부문)·건자재(한화 L&C) 등을 거듭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온 그룹은 지난해 강남 삼성동 면세점 운영 허가를 받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지난 1년간 벌어들인 매출액은 약 6300억원이다. 앞서 목표로 잡았던 5500억원보다 800억원 가량 초과 달성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두타면세점 부동산과 매장 등을 인수하기로 두산과 합의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 동대문에 두 번째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취득가액은 618억6500만원이다.
기존 두타면세점은 명품 입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했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구찌·버버리·페라가모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삼성동 면세점에 입점시키며 현대백화점이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업계는 이 부분을 두타면세점에서도 이어간다면 거대한 동대문 쇼핑 상권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내 면세점 추가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연간 매출액은 1조48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이 예정돼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서는 HDC신라면세점과 격차를 벌리고,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을 따라잡는 것이 목표인 만큼 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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