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상당 부분이 홍콩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홍콩 사태에 따른 증시 악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에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주가연계형 특정금전신탁(ELT)의 9월 말 잔액은 32조7000억원으로, ELT는 ELS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말한다.
은행권의 ELT 중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포함한 상품의 잔액은 25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의 ELT 잔액이 14조원으로 가장 많고, 홍콩 H지수를 포함한 ELT 잔액 역시 최다인 12조7000억원에 이른다.
홍콩H지수는 최근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올해 4월 17일 11,848.98까지 올랐지만 8월 13일 9846.64로까지 하락했고, 지난달 초 소폭 올라 11일 10,452.58을 기록했다.
시중의 상당수 ELS는 3년의 투자 기간을 6개월 단위로 평가해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배리어)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기초자산은 코스피200,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FTSE100, 닛케이225 등 주요국의 주가지수 2~3개로 설정된다.
여러 개의 기초자산 중 단 하나라도 배리어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난다. 업계는 홍콩H지수가 현재보다 더 빠져 손실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을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실제 2015~2016년 홍콩H지수가 폭락해 손실이 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조기상환의 성공 여부도 눈여겨봐야 한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조기상환을 염두하고서 투자하기에 만약 조기상환에 실패하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이 과정이 지속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을 보면 ELS 조기상환액의 감소세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ELS 조기상환액은 23조5601억원에서 3분기 19조3600억원으로 4조2001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은 녹인(Knock-In·손실 발생 시점)이 없는 ELS를 주로 팔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의 경우도 '녹인 ELS'를 팔고, 녹인 배리어는 주로 50% 이하에 해당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로 인한 손실은 없고, 녹인 구간에 진입한 적도 없다"며 "충분한 가격하락 여유가 있어 현재 시점에서 손실 우려는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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