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전날 열린 은성수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앞서 국회에 제출된 서면답변 등을 통해 기대감과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보험업계는 암 입원 보험금 지급 분쟁을 두고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은성수 후보자가 "보험약관 해석에 따라 보험금 지급 대상 이견이 발생한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어려운 보험약관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소비자 중심의 개선을 예고한 것으로, 업계 입장에선 섭섭함을 느낄 수 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업계 입장도 이해해줬으면 한다"며 "수익도 줄고 제도 개선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좀더 장기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도 "보험사가 단순히 경영을 못해 실적이 나빠진 게 아니다"며 "정부 규제, 요율 등으로 환경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케어'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급등했냐는 질문에 은성수 후보자는 "손해율은 고령화 의료수요의 증가,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의료비 상승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단순히 문재인 케어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증가했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렇지만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본인을 임명한 대통령의 정책에 쓴소리를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청문회를 보고 업계가 더 힘들어지겠다, 기대할 것 없겠다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이에 비해 카드업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형가맹점 대상 카드 수수료율 하한선을 법으로 정하는 문제 때문이다. 이 사안에 대해 은성수 후보자는 “현행법상 카드 수수료율 산정 체계, 카드사·소비자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형가맹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가맹점 갑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에 대해 대형가맹점 수수료 하한제 법안이 올라갔지만 통과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었다"며 "이 부분을 살핀다 하니 개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성수 후보자의 이력에 대해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2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성수 후보자가 국제금융 부문 전문가라 거시경제에 대한 시각이 밝고, 시중금융보다 무역이나 통상 이슈에 경험이 많으신 것 같다"며 "보험·카드업의 자세한 부분을 잘 이해하실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후보자의 전문성에 대해선 여야가 공감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며 "금융이라는 게 흐름이 중요하고 은행, 보험, 카드가 대동소이한 부분이 존재하므로 전문성이 어떻게 정책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은성수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와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 △한국투자공사 사장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 △세계은행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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