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공정거래위원회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6년 연속 최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SK그룹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 관리하는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으로 사회 성과를 측정한다. 경제적 가치만을 측정 및 관리하는 싱글 바텀 라인(Single Bottom Line)과 달리 더블 바텀 라인은 사회적 가치를 두 번째 바텀 라인으로 설정한다. 사회적 가치를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해 기업 역량과 인프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이를 성공적 경영의 척도로 반영한다. SK는 올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CEO 핵심성과지표(KPI) 50%를 사회적 가치로 매긴다.
기업 유무형 자산을 사회적 가치의 초석으로 삼는 ‘공유 인프라’ 전략은 5G 초저지연 핵심 기술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 5G 스마트폰 이용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저장・처리・전송해 통신 지연시간을 최대 60%까지 줄인다. 인터넷 데이터센터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4단계 과정을 최대 2단계로 줄인 덕이다.
공유 인프라를 위해 SK텔레콤은 3월 MEC 오픈 플랫폼 구축을 마치고 외부에 개방했다. 6월에는 다른 ICT 계열사들과 소프트웨어・서비스 기본 요소인 API 통합 공개 포털을 발표했다. SK텔레콤·SK㈜ C&C·SK하이닉스·SK플래닛·SK브로드밴드·11번가·SK실트론 등은 통합 포털에 연내 API 85종을 공개할 예정이다. 무료 API로 유망 협력사들이 서비스에 나서고 이들 회사가 확장될수록 유료 기술 구매가 늘어 SK의 5G 생태계가 넓어지는 전략이다. 사회적 가치와 일방향적인 이윤 추구 사이에서 SK텔레콤이 보여주는 해법 중 하나다. 소방청과 경남소방본부 등에 최적 경로를 제공하는 파토스(FATOS)는 T맵 API를 사용해 매출 210%가 올랐다.
소비자 상대로는 건강에 서비스 편의를 접목한 효용성 증대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대한적십자사에 ‘찾아가는 이동 A/S 서비스 차량’을 지원해 격오지와 군부대 등 서비스 불편 지역에서 단말 상담과 점검, 진단, 수리 등을 제공한다. 헌혈차량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서비스 접근성도 높인다는 장점 때문에 향후 추진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전국 SK텔레콤 대리점과 실내・외 기지국 1200여 곳의 공기질 측정 센서가 미세먼지 데이터를 수집・공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이동식 카트, 위닉스의 미세먼지 측정 시스템을 연계해 미세먼지 지도 앱 ‘에브리에어(Everyair)’도 출시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세대를 위해 전국 주요 도시 지점・대리점에서 6~10세 어린이 대상으로 스마트로봇 ‘알버트’를 활용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 ‘신나는 코딩 교실’도 추진하고 있다.
고령화로 늘어나는 독거노인에게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국내 65세 이상 독거 노인은 지난 2015년 120만명에서 2025년 197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전국 광역 지방정부협의회와 민・관 협력을 맺었다. 지자체는 사회적 기업에 관련 일자리 예산을 지원하고,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자사 ICT 기술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서울 6개구와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 독거노인 2100여명에게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를 보급하고 있다. 지자체는 신규 일자리 인건비를 지원하고 사회적 기업 ‘행복한 에코폰’은 스피커 설치와 센터 운영, 데이터 분석과 보고를 한다. SK텔레콤은 센터구축과 기술, 데이터 분석 역량도 제공한다.
이번 서비스로 정부는 노인 복지에 유의미한 통계를 얻을 수 있었다. 4~5월 5개 지자체 어르신들의 스피커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떠니’ 등 감성 대화 사용 비중이 13.5%로 일반인(4.1%)보다 훨씬 높았다. 긴급 호출 기능으로 목숨을 구한 사례도 3건 나왔다. 좋아하는 가수 노래를 하루 종일 재생한 영향으로 음원 서비스 플로 사용률이 압도적(63.6%・일반인 40%)으로 높았다. SK텔레콤은 해당 서비스가 법과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에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처럼 데이터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SK텔레콤은 5월 통계청과 ‘이동통신 빅데이터 기반의 통계 개발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통계청의 인구∙가구 관련 공공 빅데이터와 SK텔레콤 모바일 정보가 연계돼 보다 정확한 정책 통계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로 출퇴근 소요시간 같은 국가통계 정밀도를 높이고, 일자리∙주거 등 삶의 질에 관한 통계로 사회 문제 해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책임, 협력사도 예외 없어
협력사 공정거래 역시 이용자 보호로 이어져 기업 경쟁력의 발판이 된다. SK그룹은 2008년 이후 ‘SK 컴플라이언스 체계 가이드라인’을 관계사에 배포했다. SK텔레콤은 2002년부터 내부 준법 시스템인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프로그램은 최고경영자의 자율준수 의지 천명과 자율준수관리자 임명, 자율준수 협의회 설치, 자율준수 편람 제작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 자료 관리체계 구축과 내부 점검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협력회사와 계약 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실천 동의서에 공정・투명거래 항목을 포함시킨다. 공정거래 준수 기준은 국가와 지역에 관계없이 똑같이 적용한다. 이에 반대하거나 준수하지 않을 경우 SK텔레콤 협력회사 등록을 불허하거나 기존 계약 관계를 해지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지난해 1차 협력사 1357개사 중 1085개사 ESG를 서면조사하고 197곳을 방문조사했다. 60개사는 제3자 조사를 진행했다.
협력사 CSR은 전자계약시스템(Open2U) 기반 ‘공정투명거래 및 CSR 실천 동의서’로 지난해 신규 등록 협력회사를 100% 사전 확인했다. 전체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 49곳의 리스크를 식별・분석했다. 높은 위험(High Risk)에 노출된 협력사는 100% 방문조사하거나 제3자 조사로 공급망을 평가해 위험 발생을 막는다.
평가 결과가 우수한 협력사에는 역량 제고 프로그램과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납품단가 조정과 자금(금융)지원, 기술과 교육 지원, 복지 등이다.
이통사 근무환경 척도는 먼저 오프라인 최전선에서 확인해야 한다. 전국에 깔린 SK텔레콤 기지국은 278만개에 이른다. 통신망 유지・보수 도중 안전사고와 노동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 자회사 SK오앤에스는 지난해 월별 안전실태를 조사해 전기 안전 주요 위험 1건을 발견하고 조치했다.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가운데 통신서비스 발전에 따른 장비는 늘어나고 있다. 이에 자회사는 휴일이나 야간 근무 때 소속 팀장 사전 허가와 근무 현황 등록제를 운영중이다.
서비스업 특성상 콜센터 상담사의 정신 건강도 필수다. 감정노동자인 상담사는 폭언과 욕설을 월 평균 1~2회 경험한다. 이에 콜센터 자회사는 욕설, 폭언, 협박, 성희롱이나 비상식적 요구 등에 노출될 때 양해나 경고, 선종료, 상급자 연결 등 대응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 4월부터는 오후 12~1시에 긴급 문의가 아닌 요금 문의 같은 일반 상담을 제한해 상담사 휴식권을 보장한다.
이미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마인드 케어(Mind Care)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매년 1~2회 이상 마음 건강 진단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반응을 조사하고 고위험군 대상 개인과 그룹 상담을 이어간다. 또한 개인의 자유와 스트레스 예방을 위해 2014년부터 4시간 또는 6시간 근무를 선택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니고 싶은 회사의 빠질 수 없는 기준이 출산・육아 정책이다. SK텔레콤은 2017년 임신기 전 기간 단축근무를 의무화했다. 임신 중 재택근무와 입학 자녀 돌봄제도도 신설했다.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 신청할 수 있고 자녀 1인 당 최대 1년 휴직을 제공한다. 여성은 출산휴가에 이어 육아휴직할 경우 최대 2년 휴직할 수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사용률이 소폭 올랐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30.7%로 전년 대비 7.8%포인트 증가했다. 육아휴직 후 복귀율은 97.4%를 기록했다. 복귀 후 12개월 이내 퇴사자율도 2017년 7.1%에서 지난해 2.6%로 뚝 떨어졌다.
이밖에 지난해 4월부터 2주 선택근무제와 슈퍼 프라이데이(월 1회 3번째 금요일 오후 3시 퇴근) 제도를 도입했다.
회사 기반인 인재육성은 ICT 역량 올리기에 집중된다. 지난해 SK텔레콤은 3대 과제인 ▲New ICT 전문 역량 확보 ▲사업화 역량 강화 ▲경험에 기반한 고객 공감 역량 개발에 집중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을 학습하고 데이터 분석도 하는 식이다. 세계 명문대 강의를 온라인으로 듣고 데이터 과학 분야 해외 학위를 취득하는 OJD(On the Job Degree)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SK그룹사 ICT 학습 콘텐츠 공유 포털(Digital Learning Portal)을 만들어 자기주도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인당 70시간을 이들 과제에 투자했다. 전년대비 약 37% 오른 수준이다.
대학과 협력해 AI 교육과정을 만들고, 최신 논문 연구회(T-TOC 프로그램)와 그룹 최신 ICT 기술을 소개하는 SK ICT 테크 서밋도 개최해 사내외 최신 기술을 내재화했다.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분석에 필요한 벤치마킹을 기획하는 SKT 이노베이션 디스커버리(Innovation Discovery・SID) 프로그램도 있다. 업무 몰입을 방해하는 수직적 문화 개선 캠페인도 지속하고 있다.
높은 역량은 그만한 업무 몰입도와 만나야 한다. SK텔레콤은 매년 전 구성원의 ‘자발적・의욕적 두뇌활용(Voluntarily & Willingly Brain Engagement・VWBE) 실천’,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자부심’, ‘일에 대한 보람 및 성취감’을 측정한다. 지난해 2958명이 응답한 결과 업무 몰입도는 85%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86%(2605명), 여성 78%(353명)였다.
정당한 성과 평가는 협업과 구성원 성장의 밑바탕이다. SK텔레콤은 내부경쟁을 막기 위해 강제 비율 할당 방식 상대평가를 완전 폐지하고 절대평가 기반의 비(非)등급형 성과평가를 도입했다.
연말에 치우친 정기・집단적 성과관리 대신 업무 단위 상시 관리를 진행중이다. 상대평가 등급과 밀접한 보상・승진・핵심인재선발 등은 사전에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조직별 자율 관리・결정케 했다.
고용의 다양성도 회사 성장 동력이다. 여성 비율은 지난해 16.9%로 전년보다 2.6%포인트 늘었다. 여성 관리자 비율은 6.9%다. 전직원 정규직 비율은 97.7%에 달한다.
장애인을 별도 채용 인원으로 뽑는 장애인 특별전형도 시행중이다. 지난해 채용한 장애인은 5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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