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슈어테크 혁신과 맞물려 보험업법,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등 3개 관련 법을 개정하는 일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얼마 전 열린 ‘인슈어테크, 보험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도 이와 관련한 의견이 제기됐다.
세미나에서 김창경 한양대학교 교수는 "국내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의료법 등 규제에 막혀 해외처럼 혁신할 수 없는 사례가 있다" 며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법에 가로막혀 인슈어테크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무엇보다 정보 활용이 쉽지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의료 정보, 건강관리 정보를 꼭 얻어야 보험사 헬스케어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의료계와 충돌해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며 "보험 사기가 만연해 정부에서도 의료정보 활용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샐러드, 토스 등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 개인정보를 활용해야 하는데, 개인정보법으로 인해 활용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각종 법에 막혀 실제 서비스 실행에 발목이 잡힌 사례도 있다.
또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에 가입자가 걸으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서비스를 시행하려 했는데 보험법 상 보험료 할인이 불가능해 포인트로 전환해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결국 금융규제 샌드박스 안에서 한시적으로 인슈어테크가 허용되는 추세지만, 실질적으로 현업 실무에 적용할 때 현지법에 저촉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인슈어테크와 관련된 3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도 인슈어테크를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실행하려면 먼저 보험업법,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인슈어테크 혁명은 법을 개정하는 국회에 달린 셈이다.
물론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으로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건강보험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금융위원회도 이에 맞춰 제도를 완화하려는 모습이다.
한 보험업계 종사자는 "의료법에 의사가 아닌 이는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며 "건강보험을 의료 행위로 볼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보험사 인슈어테크 활용이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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