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강은경)이 201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보리스 길트부르크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사한다.
서울시향은 1월24일과 25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①&②’를 공연한다.
서울시향의 2019 시즌에는 장에플람 바부제, 장 이브 티보데, 니콜라이 루간스키, 데죄 란키 등 최정상 피아니스트들과 협연이 예정된 가운데,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부르크가 화려한 출발을 알린다.
201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점점 원숙해져 가고 있는 길트부르크는 이번 무대에서 낭만주의 피아노 협주곡의 수작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한편,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는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과 20세기의 혁신적인 걸작인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등 대륙의 열정과 감성을 담은 러시아 음악의 본령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이스라엘로 이주한 보리스 길트부르크는 2013년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확고한 라이징 스타로 이름을 알렸다. 그동안 마린 알솝,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엠마누엘 크리빈, 바실리 페트렌코, 유카페카 사라스테 등 정상급 지휘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으며,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런던 필하모닉, 볼티모어 심포니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활발히 협연해왔다.
음반활동도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다. 2013년 라흐마니노프, 리스트, 그리그 작품으로 구성된 낭만주의 소나타 녹음을 발매하여 평단의 호평을 끌어냈으며, 2015년 낙소스 와의 장기 음반 발매 계획 아래, 베토벤, 슈만, 라흐마니노프 등의 독집 앨범을 비롯해 바실리 페트렌코의 지휘로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과 함께한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로열 스코틀랜드 국립 관현악단과 함께한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등을 발매했다.
서울시향과 2015년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과 2016년 그리그 협주곡을 협연한 바 있는 길트부르크는 이번 무대에서 피아니스트에게 가장 어려운 협주곡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보인다.
러시아 낭만 피아노 협주곡의 최고봉으로 각광받고 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낭만과 격정, 그리고 애수와 서정을 모두 담고 있는 작품으로 고전적 음악어법에 기반 한 화려한 관현악적 색채가 특징적이다.
서울시향은 "작곡가가 이 작품을 헌정한 피아니스트 요제프 호프만은 한 번도 이 곡을 공식적으로 연주하지 않았을 정도로 고난이도의 기교를 요한다. 40분에 이르는 엄청난 길이, 고난도의 카덴차, 끊임없이 반복되는 클라이맥스 등은 어지간한 피아니스트에겐 함부로 도전을 허락하지 않는 험준한 산맥과도 같다.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짙은 우수와 비감은 듣는 이를 깊은 감상에 빠지게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보리스 길트부르크는 이미 이 작품을 2018년 낙소스 레이블로 발매하여 “클라이번의 관능적으로 아름다운 사운드나 호로비츠의 고양이 같은 신경질적인 에너지 대신에, 길트부르크는 라흐마니노프의 날카로운 화성의 움직임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어 연주를 들려준다”(패트릭 러커, 그라모폰)는 평가와 함께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되었다. 서울시향은 “그동안의 해석과는 다른 접근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길트부르크를 직접 만나볼 기회이다”라고 설명했다.
티에리 피셔와 서울시향은 후반부에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작 ‘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불규칙한 리듬, 파격적인 오케스트레이션 속에 원시적인 제의를 담아낸 ‘봄의 제전’은 초연 100주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듣는 이를 놀라움에 빠뜨리는 문제적 걸작이다.
2013년 5월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발레로 첫 선을 보인 ‘봄의 제전’은 초연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관객들은 이 작품이 지닌 야만성과 파괴적인 음악에 야유를 쏟아냈고 난투극을 벌이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거의 혁명에 가까웠던 ‘봄의 제전’은 당시 진정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에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 20세기 음악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다. 작품에는 종전에는 드물게 사용되었던 변박들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었으며, 원시적이고 강렬한 리듬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악단의 기능적 완성도를 최대한으로 요구하는 이 곡을 현대음악에 강한 티에리 피셔와 열정 넘치는 서울시향이 환상의 호흡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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