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트남 14차 당대회 폐막, 정치 안정 속 '제도 개혁·고품질 성장'

선재관 기자 2026-02-04 16:59:45
또 럼 서기장 연임...'2045년 선진국' 향한 혁신 로드맵 '양'에서 '질'로... 지속 가능한 고속 성장 모델 채택 부 호 주한 베트남 대사 "한국은 최우선 파트너"
베트남 공산당 제14차 중앙위원회는 제13차 중앙위원회 서기장이었던 또 럼(To Lam, 오른쪽부터 2번째)을 만장일치로 제14차 중앙위원회 서기장으로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이코노믹데일리] 베트남 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가 '민족 도약의 새 시대'를 선포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베트남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재정립하고 2045년 건국 100주년 선진국 진입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주목할 점은 지도 체제의 안정성이다. 또 럼(To Lam) 서기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베트남은 기존의 개혁·개방 노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이는 한국 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시그널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채택된 문건들은 단순한 수적 성장을 넘어 '성장의 질' 향상에 방점을 찍었다. 2026~2030년 높은 GDP 성장률 목표와 함께 총요소생산성(TFP) 기여도 확대, 디지털 경제 비중 강화, 고부가가치 하이테크 산업 육성 등 구체적인 실행 과제들이 제시됐다. 이는 저임금 노동력과 자원에 의존하던 기존 모델을 탈피해 과학기술과 혁신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제도 개혁과 거버넌스 효율화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행정 기구 정예화와 권한 이양은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 부 호 대사, "한국은 상호 보완성 가장 높은 파트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해 8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베트남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또 럼 베트남 당 서기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부 호(Vu Ho) 주한 베트남 대사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당대회의 메시지를 "성장 모델 혁신과 제도 완비를 통한 빠르고 지속 가능한 발전 의지"라고 요약했다.

부 호 대사는 "베트남은 한국을 현재의 경제 협력 규모뿐만 아니라 양국 경제 간의 높은 상호 보완성 때문에 특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중 하나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적 잠재력과 경영 노하우가 베트남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결합한다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디지털 전환, 녹색 성장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기대했다.

발전을 위한 자원과 관련하여 부 호 대사는 당대회에 보고된 정치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하며 "우리 재외 베트남 교민은 민족의 뗄 수 없는 일부분이자 중요한 자원"임을 재차 강조했다. 대사에 따르면 규모가 커지고 고숙련된 재한 베트남 교민들은 양국 경제를 잇는 핵심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은 단순한 노동력이나 지식 자원을 넘어 문화적 차이를 좁히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양국 관계의 견고한 사회적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부 호 대사는 제14차 당대회가 성장 모델의 심층적 혁신, 노동 생산성 및 경쟁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부 변동에 대한 경제의 자율성과 회복 탄력성을 강화하면서도 빠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기업들이 기술적 잠재력, 경영 경험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가치 사슬 업그레이드, 기술 이전 촉진, 보조 산업 및 신경제 분야 발전에서 베트남의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계속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당대회 결과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안겨준다. 베트남이 단순 생산 기지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과 친환경 산업의 파트너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AI 및 디지털 솔루션을 보유한 중소·중견 기업들에게도 베트남 시장 진출의 문호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개혁 약속이 실질적으로 이행된다면 한국과의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정책 대화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양국 관계 발전의 열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