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종로구 "서울시와 한 뜻"…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에 시 지원사격

한석진 기자 2025-11-13 08:11:12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 일대 토지주들이 1서울 종로구 다시세운광장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종로구가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제기된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사업 관할 자치구인 종로구가 공식적으로 시 입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과 서울시 간 갈등이 더욱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종로구는 “세운4구역 재개발은 종묘의 가치와 정체성을 보전하면서도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고 종로의 역사성을 지키는 사업”이라며 “서울시와 뜻을 같이한다”고 13일 밝혔다. 아울러 “사업의 핵심은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경관의 녹지축을 복원하고 종묘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스카이라인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 최고 높이를 기존보다 높인 142m로 상향하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고시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지에는 고층 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세운4구역은 2023년 철거를 마쳐 사실상 착공만 남긴 상태였다.
 

하지만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은 즉각 반대 의견을 냈다. 두 기관은 “세계유산 종묘의 경관·가시권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며 서울시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조합 간 의견 충돌이 이어져 왔다.
 

종로구의 이번 ‘지지 선언’은 갈등 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관할 자치구가 서울시 방침을 명확히 뒷받침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강화될 수 있어서다. 종로구는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에 따라 앞으로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종로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종로구가 공식적으로 시 입장을 지지한 것은 사업의 행정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을 낮춘다는 의미”라며 “다만 세계유산 관련 기관들이 반대하고 있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조정이 어떻게 마무리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세운4구역 재개발은 종묘와 남산을 잇는 도시경관을 둘러싼 상징성이 큰 만큼, 향후 정부·지자체·전문가 집단 간 논의 과정이 재개발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