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 경쟁력, 그리고 두려움 없는 도전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겠다"며 "성과를 내면서도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으로 도약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를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한 해"로 평가했다.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그룹 실적이 개선 흐름을 이어갔고 국내 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서며 이른바 '10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그는 "시장이 신뢰하는 기업, 대한민국 경제에 꼭 필요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HD현대는 지난해 전 세계 최초로 선박 5000척 인도라는 기록을 달성했으며 AI(인공지능)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연료전지 등 미래 신사업 투자도 이어갔다. 조선·건설기계,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선제적인 사업 재편을 통해 중장기 도약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경영 환경에 대해서는 '안갯속'이라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미국의 관세 확대 움직임과 보호무역 기조 강화,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를 주요 변수로 꼽으며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조선 분야 역시 수주량뿐 아니라 품질과 기술력 측면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우선 '기술 초격차'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최근 인도한 일부 선박은 중국 대비 연비가 20% 이상 뛰어나 고객사가 시운전 과정에서 놀라움을 표했다"며 "HD건설기계의 차세대 신모델 역시 연비와 조작 성능에서 경쟁사를 앞서며 유럽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자율운항·연료전지·전기추진·배터리팩·로봇·SMR·해상풍력 등 미래 신사업과 관련해서는 "이제는 원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제품과 상용화로 연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하나의 핵심 키워드로 '두려움 없는 도전'을 제시했다. 그는 "무모함이 아닌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무기로 새로운 영역에 첫발을 내딛는 용기"라며 "디지털 조선소 전환, 해외 조선소 확장, 계열사 간 합병과 사업 재편 등은 쉽지 않은 과제지만 HD현대만의 DNA로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직 운영 방향으로는 '건강한 조직'을 강조했다. 성과 창출과 구성원 몰입·성장이 함께 가는 조직을 목표로 잘한 일에 대한 인정, 명확한 목표 공유, 책임 전가 대신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리더에게 전달되고 공정한 판단이 이뤄질 때 구성원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안전을 그룹 핵심 가치로 재확인했다. 그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혁신과 도전 역시 의미가 없다"며 "HD현대가 가장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2026년은 열정과 에너지로 다시 한번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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