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신화통신) 중국 북부 지역의 최대 항구 도시 톈진(天津)의 한 도소매 시장인 왕란좡(王蘭庄) 원저우(溫州)국제비즈니스무역성(城)(이하 왕란좡무역성)에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한국 여성 의류 매장이 있다.
매장 운영자인 성하림 씨는 유창한 중국어로 손님에게 신제품을 소개하고 코디를 도와준다.
"저의 사업이 있는 중국은 이미 저의 집이 됐습니다." 1990년대 출생자인 성하림 씨는 9세 때 부모를 따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생활했다.
그의 부모 역시 지난 1990년대 광저우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친척이 적지 않았다. 덕분에 그는 어려서부터 도면과 패턴을 보고 배우며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이후 상하이교통대학에서 미디어학을 전공한 그는 브랜드 경영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해 나갔다. 2018년 졸업 후 부모의 뒤를 이어 광저우에서 자신의 의류 회사와 브랜드를 설립해 도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타국'에서 창업한 그는 중국의 법률, 세무 관련 지식을 배워야 했다. 그에게는 도전이었지만 정부 부처의 세심한 '보모식' 서비스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
그는 중국을 선택한 이유로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뿐만 아니라 이곳의 초대규모 시장과 고효율의 완비된 산업사슬을 꼽았다. 그는 "중국 시장은 모든 가능성을 수용한다"면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상품 중 일부는 한국에서 수입하지만 대부분은 직접 디자인하고 현지 공장과의 협력으로 생산한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과의 협력은 매우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무적이고 효율이 높으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주죠. 이 모든 것은 중국의 강력한 제조 능력과 전문 수준 덕분입니다." 그는 고객 네트워크를 점차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의류 사업을 하는 외국 바이어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광저우에서의 사업이 점차 안정됐을 무렵 그는 톈진의 왕란좡무역성 입점매장 관리부서의 전화를 받았다. 한국 업체에 대해선 첫해 임대료를 면제해 주고 관리와 브랜드 홍보를 도와줄 전문인력을 배정해 준다는 설명이었다. 해당 부서의 담당자 역시 수년간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김경탁 씨였다. 그는 왕란좡무역성의 우수한 한국 업체 유치를 책임지고 있었다. 성하림 씨는 그의 요청으로 다음 목표 시장으로 중국 북방 시장을 선택했다.
중국의 초기 연해 개방 도시 중 하나인 톈진시는 지리적으로 큰 메리트가 있다. 동북아시아, 태평양과 연결돼 있어 180여 개 국가(지역)의 500개가 넘는 항구와 무역 왕래가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톈진시는 국제소비중심도시로서 경유 무비자, 통상구 비자 등 정책적 혜택이 다양했고, 국제 크루즈 모항의 출입경 여객 규모가 중국 북방 지역에서 1위를 기록하며 18개 결제 서비스 시범구가 설립돼 있어 국제적인 소비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는 톈진의 왕란좡무역성은 화북 지역에서 규모가 크고 품목이 완비된 도소매 종합 플랫폼으로 의류, 홈퍼니싱, 일상용품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면서 특히 대량의 의류 업태가 모여 있어 바로바로 트렌드를 좇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톈진에는 규모 있는 한국 상인 커뮤니티가 있어 소통과 협력 효율이 무척 높다고 덧붙였다.
광저우와 톈진을 자주 오가는 성하림 씨는 "매장 두 곳이 약 2천㎞나 떨어져 있지만 비행기와 고속철도망이 발달해 양쪽 매장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외개방이 계속 추진되면서 그의 사업도 더 먼 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하이난(海南) 자유무역항의 전면 봉관(封關∙특수 관세 지역으로 완전 분리) 운영 등 최신 조치를 보면 중국 개방의 문이 갈수록 크게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같이 크로스보더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장 개척의 좋은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성하림 씨의 말이다.
성하림 씨는 "중국에는 기회가 많고 시장이 크다"면서 "중국 대외개방의 '고속열차'에 올라 중국 남북 두 곳의 매장을 잘 운영해 브랜드를 더 먼 곳으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는 자신만만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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