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환경·에너지사업 접는 건설사들…'미래 먹거리'에서 '정리 대상'으로

우용하 기자 2025-12-24 09:10:54
수익성 한계 드러난 환경사업…'선택과 집중' 불가피 흑자 자회사도 매각…유동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서울의 한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건설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온 환경에너지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관련 자회사를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불확실한 사업을 과감히 털어내고 핵심 분야에 집중하려는 전략적 재편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상반기 환경사업 부문에서 약 30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환경사업 매출총이익률은 14%에 그쳤다. 신성장 핵심 축으로 꼽히는 하이테크 사업(60%)과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올해 8월 리뉴어스, 리뉴에너지충북, 리뉴원 등 국내 환경 자회사를 전부 매각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또 에너지 사업 핵심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이앤에프다이아몬드사모투자합자회사’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회사는 2020년 국내 최대 폐기물 관리업체 코엔텍 인수를 위해 아이에스동서가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하지만 올해 3분기 3억9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아이에스동서는 해당 SPC에서만 164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결국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16일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와 코엔텍 지분 10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약 7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좋은 환경 계열사를 정리한 사례도 있다. GS건설은 수처리 전문 자회사 GS이니마 지분 100%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타카에 12억달러(약 1조677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GS이니마는 지난해 12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자회사였다. 그러나 유동성 확보와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해 매각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 장기 불황으로 인수·합병(M&A) 전략이 정리 기조로 바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사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도 긴데 지금처럼 현금 흐름 관리가 중요한 국면에서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은 수익성이 명확한 핵심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