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에코플랜트, 김영식 신임 사장 앞세워 반도체·AI 중심 재편 '올인'

김다경 기자 2025-12-04 18:28:34
반도체·AI 중심 사업구조 전환 본격화 김영식 선임, 하이테크 밸류체인 강화 IPO 앞두고 조직·자회사 정비 속도↑
김영식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 내정자 [사진=SK에코플랜트]
[이코노믹데일리] SK에코플랜트가 인사를 통해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하며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내 반도체 공정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건설·환경 중심 회사였던 SK에코플랜트를 반도체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4일 단행한 조직개편 역시 이러한 사업포트폴리오 전환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 솔루션·에너지 조직을 AI 기반 EPC(설계·조달·시공) 체계로 통합하고 설루션·에너지사업 조직을 합쳐 ‘AI설루션사업’을 신설하고 사장 직속 ‘AI혁신담당’을 설치해 전사 AI 전략 체계를 정비했다.
 
이는 회사가 반도체와 함께 AI 인프라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사업포트폴리오 전환 기조 아래 조직개편을 통해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식 내정자는 SK하이닉스에서 HBM 양산 체계 구축을 주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한 핵심 인물이다. 1990년 하이닉스 입사 이후 DRAM·선행공정 개발, 이천 FAB 운영, 제조·기술총괄 등을 거쳐 2024년 양산총괄로 올라섰다. 연세대 물리학과 출신의 정통 공정 엔지니어라는 점도 그룹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 본격화와 함께 SK에코플랜트는 이달 SK의 자회사였던 반도체 소재 기업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를 자회사로 품으면서 반도체 포트폴리오 비중은 더욱 커진 상태다.
 
SK에코플랜트의 하이테크사업 실적 또한 증가세다. 영업이익은 2023년 437억원에서 지난해 930억원으로 112.8%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4조7116억원, 3783억원으로 지난 2년간 실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매출 비중은 53.9%를 차지했다.
 
관건은 2026년 7월까지 기업공개(IPO)를 마쳐야 한다는 투자자와의 약속이다. 2022년 6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며 상장 시기를 발표한 만큼 김영식 내정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상장이 지연될 경우 배당률이 급증하는 구조여서 재무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반도체 중심 밸류체인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SK오션플랜트 매각을 둘러싼 지역사회 반발, 환경사업 매각 이후 남은 포트폴리오 정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SK오션플랜트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는 디오션자산운용을 주축으로 하는 디오션 컨소시엄이다.
 
디오션 컨소시엄과는 협상을 진행중이며 계약 내용은 지난해 설립된 신생 운용사 디오션 컨소시엄이 SK오션플랜트의 경영권 지분(약 37%)을 인수하는 거래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검토하는 상황이며 최종 매각이 언제 이뤄질지는 협상 결과에 따른 것으로 현재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업포트폴리오 전환에 대해서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다른 사업을 줄이는 것은 아니며 전반적인 반도체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모델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