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명암 갈린 증권사 장기신용등급, 키움·메리츠·하나 '맑음'…다올 '흐림'

정세은 기자 2025-12-03 17:10:00
키움증권, 위탁매매 중심 실적 개선·발행어음 인가 취득으로 수익원 다변화 기대 하나증권, 지난해 하향 조정…IB부문 개선으로 올해 상향 전망 다올투자증권, 2년 연속 하향 조정…실적 개선세 보였지만 수익성 부담 여전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증권사 장기신용등급 전망은 발행어음 사업을 바탕으로 외형을 넓힌 대형사를 중심으로 상향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중소형사는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을 받으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된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이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은 2년 연속 등급전망 하향 조정을 받으며 신용도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SK증권, 다올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이 등급 하향을 받았으나 이 중 하나증권만 올해 상향 흐름으로 전환했다.

키움증권의 상향 배경에는 위탁매매 중심의 실적 개선과 IB부문 확대, 발행어음 인가 취득에 따른 수익원 다변화 기대가 반영됐다.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7% 증가했다. 순영업수익(5188억원) 중 위탁매매 수수료는 2193억원으로 약 42.27%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영업이익 확대로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5조786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신용등급 AA- 증권사 평균(3조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발행어음 인가 취득으로 IB부문 투자 확대가 기대되는 점 또한 등급전망 상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은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반면  IB 수수료가 눈에 띄게 늘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별도기준 순영업수익 중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넌동기 26%에서 올해 32%로 크게 뛰었다. 

하나증권의  IB 부문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지만 별도 기준 IB 영업이익은 557억원으로 최근 3년 내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의 61%에 달하며 부동산 금융 중 부동산 PF는 68%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시장점유율은 지난 2022년 1.2%에서 올해 0.7%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증시 강세와 충당금 부담 완화 등으로 실적이 회복됐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25억원 대비 90억원 늘며 흑자 전환했다.

다만 등급전망은 향후 2개년을 내다보고 판단하는 만큼 단기간의 실적 변화로 등급 방향성이 흔들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증권과 같은 대형사는 종투사 기능을 가지고 있어 수익 창출력이 안정적인 반면, 다올투자증권 같은 소형사는 수익 기반 자체가 부동산금융에 많이 치우쳐 있어 등급 사이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