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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LX판토스, 'K-철도·물류' 패키지 시동 '맞손'…LA올림픽 특수 노린다

정보운 기자 2025-12-01 18:43:58
Buy America·IIJA 본격화 속 현지 생산·물류 결합 철도 인프라 수주 경쟁력 확보
현대로템이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에 구축한 철도 전장품 공장 ‘현대로템 스마트 일렉트릭 아메리카(HRSEA)’ 준공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현대로템]

[이코노믹데일리] 현대로템·LX판토스가 미국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전략 강화와 LA올림픽을 앞둔 서부 철도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전장품 공장과 북미 물류망을 결합한 'K-철도+K-물류' 패키지 전략을 본격 가동하며 미국 철도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로템이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에 전장품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LX판토스가 전담 물류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제조와 공급망을 통합한 패키지형 수출 모델이 본격적인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인프라 시장에서는 단순 완성차·전동차 수출을 넘어 생산부터 물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구조가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Buy America를 강화하고 IIJA(인프라법) 집행을 본격화하면서 공공 교통 조달에서는 현지 생산·조달 비중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Buy America는 미국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인프라·교통 사업에서 철강·부품·전장품 등 핵심 자재를 일정 비율 이상 미국산으로 조달하도록 의무화한 규정이다.

따라서 미국산 의무 철도·지하철 차량 사업에서도 원자재·부품·전장품의 미국 내 조달 비중을 확보하는 것이 요구되면서 현대로템은 현지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LX판토스는 북미 물류 거점을 활용해 조달·납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캘리포니아·LA카운티를 중심으로 철도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양사 조합이 부각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로템이 LACMTA(로스앤젤레스카운티 교통국)·MBTA(메사추세츠 교통공사) 등 기존 프로젝트에서 쌓은 실적을 기반으로 향후 LA 메트로 후속 물량과 MTA(뉴욕교통공사)·CTA(시카고교통국) 등 서부·동부 주요 교통 프로젝트 수주에서 입지를 넓힐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맞물려 LX판토스가 공급망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현지 조달·납기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번 구조는 현대차·모비스·글로비스가 제조·부품·물류를 패키지로 묶어 미국 시장을 공략했던 이른바 '팀코리아 수출' 모델이 자동차를 넘어 처음으로 철도·물류 분야까지 확장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미국 교통 인프라 시장에서 개별적으로는 진출해왔지만 제조·물류·조달 체계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 전략이 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첫 시도라는 평가다.

현대로템은 미국 전장품 공장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품질·납기 관리 체계를 미국 기준에 맞게 고도화하고 있다. LX판토스 역시 일본 ONE과의 합작법인, 조지아 물류센터, 북미 7개 거점 운영 등을 통해 조달·운송·통관 대응 능력을 강화하며 철도·중공업 고객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번 협력은 전동차·철도 전장품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단순 수출을 넘어 '플랫폼(제조)+공급망(물류)'을 결합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Buy America 요구 수준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현지 시행청이 요구하는 현지 조달 비중은 충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A메트로 후속 물량이나 MTA·CTA 등 향후 프로젝트 대응 전략 역시 세부 내용을 말씀드리기엔 조심스럽다"며 "다만 각 기관이 요구하는 현지화 기준을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조달·생산 체계를 정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LX판토스 관계자는 계약 사안과 관련해 "물류 계약은 고객사와의 공급망 정보가 포함되는 만큼 구체적인 운영 범위나 계약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조달·운송·통관 전 과정과 관련해서도 회사 차원에서 민감하게 관리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 거점 확장이나 추가 투자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공개된 수준 이상의 내용은 없다"며 "추가로 확정되는 사안이 생기면 공식 발표를 통해 안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