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찬진 금감원장 "청년 서학개미 심정 공감…투자 규제 의도 아냐"

정세은 기자 2025-12-01 16:31:53
증권사 해외투자 보호 실태 점검…소비자 보호 관점에 불과 서학개미, 환율 상승 요인 지목에…사회적 논의 필요 금융위 충돌설, 정책과 감독 의견 차이 존재…조율과정으로 이해해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이코노믹데일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서학개미 투자 열풍이 원화 약세와 환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해 "청년들이 해외투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공감한다"고 밝혔다.

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젊은 층의 해외주식 투자 증가를 우려해 의견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층이 "쿨하다"면서 해외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커지는 면이 걱정된다고 말한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보호 실태 점검을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서 "해외주식 투자를 직접 규제하려는 차원은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책 당국도 '서학개미를 차별적으로 다루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인식하고 있다"며 실제로 서학개미 중 청년층 비중은 작고 40·50대가 다수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투자 판단 시 위험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점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본인 투자 포트폴리오의 1%를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서학개미가 국민연금·수출기업과 함께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며 관련 대책이 논의되자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자산 형성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공룡이 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 약세로) 우리의 급여가 디스카운트되고 있다는 데 분노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이 결과적으로 이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일부 증권사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 중단, 금융회사 영업정지 표결 요구 등 금융위원회와의 충돌설과 관련해서는 "정책과 감독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럴때는 조율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다만 "정책은 금융위가, 감독은 금감원이 담당한다는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은행권 대출 절벽 우려와 관련해선 "대출 관련 충격이나 절벽이 발생할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금융위와 긴밀히 협조해 우려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이 연말까지 한도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을 제외하면 내년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사는 공공성이 요구되는데 이사회 균형이 부족하고 회장 연임 욕구가 과도하게 작동하는 점이 문제"라며 특정 회사 경영 개입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사회적으로 금융지주 거버넌스를 감시·견제할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저신용자 대출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서민금융 후생효과가 발생하도록 감독 당국으로서 노력할 것"이라며 "중소금융 쪽에서 미션을 수행할 제도적 인프라·환경이 조성되도록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개혁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과잉 비급여가 양산되는 구조의 보험상품은 설계 단계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