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준금리 4차례 연속 동결 예상…집값·대출·환율 '3중고'

지다혜 기자 2025-11-24 09:44:37
반도체 주도 경기회복 흐름에 인하 필요성 떨어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불안정한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마저 커 금리를 내리기 어렵단 분석이다.

24일 금융권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1월 셋째 주(11월 17일 기준)에 전주 대비 0.20% 상승하며 소폭 반등했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도 이달 들어서만 2조6519억원 급증했다.

미국의 정채금리(기준금리) 결정이 불확실한 점과 한·미 금리 격차 확대 위험성도 문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남았다"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한마디에 분위기가 바뀌면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리기엔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정상적 상황은 아니고, 최소한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과 비슷하거나 미국이 약간 더 위에 있어야 한다"며 "현재 연준이 상당히 매파적(통화긴축선호)인 상황에서 한은만 금리를 내려 격차를 키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이탈 우려와 경기 상황 역시 인하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반도체 수출과 민간 소비가 회복세 등으로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 인하 압박이 연초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수출, 소비 회복에 힘입어 경기 흐름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봤고,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향후 성장 개선 기대가 커진 점도 동결 결정의 명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 금리 흐름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달랐다. 이미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는 의견이 일부 존재한 반면,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에 1~2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점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