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팝을 향한 글로벌 팬덤의 열기가 법정 쟁점으로 이어졌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에게 행사 중 무단으로 입을 맞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본인 여성 A씨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나 가십이 아니라, 스타와 팬 사이의 감정 표현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되묻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2일 50대 일본인 여성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해 6월 진이 군 복무를 마친 직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팬 이벤트 장소에서 발생했다. 약 1000명의 팬을 대상으로 일대일 포옹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A씨는 진의 볼에 입을 맞췄다. 현장은 즉시 통제됐지만 당시 상황은 목격과 촬영을 통해 빠르게 외부에 공유됐다.
A씨는 사건 직후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수사 진행이 지연되면서 중지 결정을 거쳤고 이후 자진 출석했다. 경찰은 A씨의 행동이 “행사 취지를 넘어선 신체 접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형사 기소를 넘어, 팬덤 문화의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지점을 드러냈다. 팬 이벤트는 스타와 팬의 감정적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설계된 행사지만, 감정적 친밀감과 신체적 허용 범위는 동일하지 않다. 특히 공개 행사에서 발생하는 접촉은 상대 동의 여부가 명확히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다.
또한 기획사와 주최 측의 리스크 관리 문제 역시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해외 팬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에서 돌발 상황은 예상 가능한 영역이며, 통역된 가이드라인, 이동 동선 통제, 촬영 제한, 접촉 규칙 공지 등은 안전 장치이자 산업적 필수 요소다.
국적과 문화 차이도 쟁점으로 남는다. A씨는 일본 국적의 중년 여성으로 한국 법령 체계 아래에서 판단을 받는다. 문화적 표현 방식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법적 판단의 핵심은 상대의 명시적 동의 여부라는 점이 분명하다.
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세계적 팬덤 산업의 중심에 있는 K팝 시장에서는 이제 감정의 열기보다 경계의 존중이 더 중요한 산업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좋아하는 마음은 자유지만, 그 표현에는 책임이 따른다. 팬덤의 성숙은 열정의 크기가 아니라 선의의 감정이 타인의 권리와 만날 때 어떤 태도를 선택하는가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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