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합산 1조원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한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2292억원,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 3042억원, HD현대오일뱅크 1912억원, GS칼텍스 3721억원으로 정유 4사 모두 흑자 전환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내내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배럴당 4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정제마진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흑자 전환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 마진은 지난달 둘째 주 배럴(158.9리터)당 13달러까지 올랐다. 정제 마진은 정유 업계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석유 제품 판매 가격에서 원유 구매비 등을 뺀 값이다.
OPEC+의 증산 속도 조절, 러시아·미국·중동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공급 차질이 정제마진 증가세의 이유로 꼽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소속 8개국 에너지 장관들은 지난달 회의를 열고 다음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7000배럴만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8월과 9월의 증산 규모(하루 54만7000배럴)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또한 OPEC+는 내년 1분기(1~3월)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는 데다 내년 초에는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사우디아람코도 지난 6일 12월 아시아향 원유 판매 고시 가격(OSP)을 1.2달러 인하해 1달러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원가 하락에 영향을 미쳐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의 대체제로 중동산 원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러시아 제재 이후로 인도와 중국 정유업체들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중동산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경우에는 OPEC+의 빠른 감산 완화와 시장점유율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강세인 등·경유 마진이 유지되고 국제유가도 기존 예상을 웃돌 수 있다"며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영업 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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