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2.1조원…전년비 31.81% 증가

조재훈 기자 2025-10-14 08:02:28
매출 86조원...전년 동기 대비 8.72% 늘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전 분기(4조6800억원)와 비교해서는 158.55% 증가했으며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매출은 86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72% 늘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5.33%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분기 매출이 8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2분기(4680억원) 대비 10배 넘게 실적이 반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DS 부문은 지난 2분기 미중 무역규제 영향 하에 대규모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3분기 들어 반전됐다. D램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출하량 증가, 비메모리 사업의 적자 규모 축소 등으로 인해 반등세가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DS 부문이 전사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D램은 서버 중심 수요 강세 및 HBM 믹스 개선으로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증가하고, 파운드리도 가동률 상승 및 수율 개선으로 큰 폭의 적자 개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2조원이 넘었던 비메모리 분야 적자도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과 함께 이번 분기 1조원 가량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도 폴더블 신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디스플레이 약 1조2000억원, TV·가전 4000억원, 하만 1조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X 부문은 플래그십 제품의 긍정적 판매 흐름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디스플레이도 성수기에 진입하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비메모리 사업은 가동률 상승과 함께 적자 폭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실적은 추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AI 확산에 따른 서버향 메모리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비교해 성과를 내지 못했던 HBM도 본격적인 정상 궤도에 올라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70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협력 관계인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맺은 데 따라 HBM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AMD AI 가속기에 HBM3E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조만간 엔비디아와도 인증을 마치고 공급사 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6세대 HBM4 공급을 위한 인증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영호 연구원은 "부진했던 HBM가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내년 삼성전자가 주요 메모리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HBM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연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61조7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컨센서스(50조3000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