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대만, 외환보유고 최고치 기록...대만 6000억 달러 돌파

방예준 기자 2025-10-08 18:10:48
"운용실적 상승·환율 변동 영향"...美 관세협상 카드완 '별개 이슈' 한국 외환보유액은 대만보다도 적은 4162억 달러...대미 투자 시 '통화 스와프' 절실
중국의 위안화(왼쪽), 미국의 달러 지폐(오른쪽). [사진=EPA·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중국·대만의 외환보유고가 나란히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미국 기준 금리 인하·국제 자산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년 만에 외환보유고 최고치를 달성했으며 대만은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7일(현지시간) 매일경제신문 및 중국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지난달 외환보유고가 3조3387억 달러(약 4743조원)로 전월 대비 165억 달러(약 23조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민간은행인 민성(民生)은행 원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전세계 자산 가격이 오른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가치가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중국 외환보유고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수출 호조 및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 매력 상승도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중 갈등 및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린 결과 지난달 말 황금 보유 규모도 7406만 온스로 전월 대비 4만 온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도 외환보유고가 늘었다. 대만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대만 외환보유고는 전월 대비 55억1000만 달러(약 7조8000억원) 증가한 6029억4000만 달러(약 856조4000억원)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중앙은행 포트폴리오 운용수익 증가 △외환보유고 내 달러화 대비 타 통화 움직임 △대만 달러 변동성 완화를 위한 중앙은행 개입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만 중앙은행은 대만의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충분한 외환보유고 확보를 추진 중이다.

차이중민 중앙은행 외환국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인공지능(AI) 트렌드에 따라 지난달 대만 증시 및 대만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 확보 및 대만 달러 판매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대만의 주요 주가지수 자취안지수는 6.55%, 대만 달러 가치는 달러 대비 0.44% 올랐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 개입이 없었다면 대만 달러 가치 상승세가 더 크게 나타났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의 대만 주식·채권 및 대만 달러화 예금 보유액 규모 또한 1조400억 달러(약 1477조원) 규모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외환보유고의 172% 수준이다. 대만의 대외 보유자산은 3조 대만 달러(약 139조원)이며 이 중 절반 정도가 민간 보유 금액이다.

차이 국장은 외환보유고의 미국 관세 협상 카드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개의 이슈'란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가별 외환보유고 상황과 관련해 한국·미국 간 관세협상 조건인 대미 투자금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무역 합의 조건으로 3500억 달러 투자금의 선불 지급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 정부가 난색을 표하며 투자 조건으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62 달러(한약 579조원)으로 일본은 물론 대만, 중국 등 타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전액 현금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