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BTS의 아버지’로 불리며 K팝 신화를 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을 속여 19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경찰에 공개 소환된다. K팝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서게 되면서 하이브의 도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15일 오전 10시, 방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마포 청사에 불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 의장이 받는 혐의의 핵심은 ‘사기적 부정거래’다. 경찰은 방 의장이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전인 2019년, 벤처캐피털 등 기존 투자자들에게 “IPO 계획이 없다”고 속여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헐값에 팔도록 유도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방 의장의 말을 믿고 지분을 매각했지만 금융당국 조사 결과 하이브는 당시 이미 IPO를 위한 사전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하이브는 2020년 10월 성공적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고 방 의장은 SPC로부터 주식 매각 차익의 30%를 받는 등 총 1900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거둔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말 경찰이 관련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으며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 역시 별도로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불거지자 방 의장은 지난달 6일 사내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성장의 과정에서 놓치고 챙기지 못한 부족함과 불찰은 없었는지 살피고 있다”며 “제 개인적인 문제가 여러분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팝 산업의 성공 신화를 이끈 ‘혁신의 아이콘’이 상장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은 하이브의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찰 소환 조사를 통해 방 의장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K팝 산업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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