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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인당 GDP 대만에 추월당하나...대외 불확실성에 국내 성장률 '주춤'

방예준 기자 2025-09-14 14:46:02
대만 올해 2분기 GDP 성장률 8%...내년 1인당 GDP 4만 달러 돌파 전망 한국 실질 GDP 0.7% 증가 그쳐..."대만과 격차 확대될 것"
대만 북부 지룽 항구에 대만 해운 선사 양밍해운의 컨테이너선이 정박해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만에 대만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14일 정부 및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1인당 GDP 전망치는 3만7430 달러, 대만 GDP 전망치는 3만8066 달러로 나타났다.
 
한국 1인당 GDP는 지난해 명목 GDP 1조8746억 달러에 올해 경상 성장률 전망치 3.2%를 대입해 올해 명목 GDP 전망치를 구하고 국내 인구수로 나눈 수치다.
 
위 예측대로 GDP가 집계될 시 한국은 지난 2003년 이후 22년만에 대만에게 1인당 생산성이 역전당하는 것이다. 지난 2018년 한국과 대만이 GDP는 약 1만 달러 차이가 나기도 했지만 지속적으로 격차가 좁혀지며 지난해 기준 양국 GDP는 한국 3만5129 달러, 대만 3만3437 달러로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대만은 반도체 사업이 강세를 보이며 경제가 급성장했다. 올해 2분기 대만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8.01% 증가했다. 대만 통계청은 이를 반영해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45%로 상향하고 내년 전망치를 2.81%로 설정했다.
 
반면 한국은 올해 2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7%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0.6%로 대만에 밀리는 실정이다. 하반기 들어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대외 불확실성도 확대된 영향이다.
 
정부는 올해·내년 실질 GDP 성장률이 각각 0.9%·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올해 잠재성장률(1.9%)을 하회할 것으로 예측 중이다. 이에 상징적인 GDP 달성으로 여겨지는 4만 달러도 대만이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만 통계청은 내년 자국 1인당 GDP가 4만1019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반면 한국은 내년 경상 성장률 전망치 3.9%를 대입해도 3만8947 달러에 그친다. 또한 한국은행의 내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정부 전망치보다 낮아 실제 1인당 GDP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1400원에 달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어 대만과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공지능 붐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대만 테크 기업들이 국내 투자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대만 잠재 성장률이 3%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몇 년 새 한국 테크 기업들의 위상, 역할이 위축되고 있어 대만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