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영끌·빚투에 2분기 가계부채 1953조원 '역대 최대'

지다혜 기자 2025-08-19 17:25:35
주담대가 가계 빚 급증 견인 판매신용 잔액도 증가 전환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로 올해 2분기 국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급 기록을 경신했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구입)',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한 주택·주식 등의 자산 투자 현상이 급증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24조6000억원) 급증했다.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21년(+35조원, 1.9%) 이후 최대 규모이자, 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도 가장 많다.

가계신용은 일반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합한 금액을 말한다.

앞서 지난해 1분기엔 가계신용이 통화 긴축 속에 3조1000억원 줄어든 바 있다. 이후 한 분기 만에 반등한 뒤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보면 올해 2분기 말 잔액이 183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1809조5000억원) 대비 1.3%(23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 분기 증가액(+3조9억원)의 6배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1148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조9000억원이나 늘어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684조4000억원)도 8조2000억원 증가했다.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기금의 정책대출 잔액은 2분기 말 331조2000억원으로 전체 주담대 중 28.8%를 차지했다. 한 분기 만에 2조6000억원 늘었지만, 비중은 29.0%에서 소폭 줄었다.

대출 창구별로는 주담대 증가 폭 확대와 기타대출이 증가 전환하면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잔액 993조7000억원)이 3개월 만에 19조3000억원 늘었다. 주담대 16조원, 기타대출 3조3000억원 씩 각각 불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14조2000억원)도 3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늘었고, 증가 폭도 올해 1분기(+1조원)의 3배다.

같은 기간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24조7000억원)도 9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 배경으로는 올해 2월 이후 주택매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은행 등의 신용대출이 증가한 데다 2분기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해 증권사 신용공여도 급증하면서 기타대출 역시 늘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부채 비율과 관련해선 "상반기 가계부채가 1.4%, 연율로는 2.8% 증가했다"며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소폭 높아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2분기 가계신용 중 내수 회복세 등에 힘입어 신용카드 이용액이 늘면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중심으로 판매신용 잔액도 전 분기 대비 증가 전환했다. 2분기 말 기준 판매신용 잔액은 120조2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1조40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