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코스피, 양도세 우려 완화에 1% 상승...3년만에 최고치 경신

유명환 기자 2025-09-09 14:18:07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세로 3250선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강세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코스피 지수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1%가 넘는 강세를 보이며 3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달 정부의 양도세 강화 발표로 급락했던 증시가 정책 수정 시사에 반등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세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1시 54분 전 거래일 대비 34.94p(1.09%) 오른 3254.53을 가르키고 있다. 이는 올해 연중 최고치이자 2021년 8월 10일 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818.60에 마감하며 전일 대비 7.20포인트(0.89%)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784억원, 314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753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는 정부의 양도세 정책 수정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는 3231.31에 출발해 상승폭을 꾸준히 확대했다. 지난달 1일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3.9% 급락한 이후 약 한 달간 3130~3240 구간에서 박스권 횡보를 이어왔던 상황에서 벗어났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43%, 3.97%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브로드컴(3.21%),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1.95%), 엔비디아(0.77%) 등이 상승 마감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이 5%대 강세를 보였다. 상상인증권(25.11%), 미래에셋증권(11.17%), 부국증권(10.46%), 키움증권(8.00%), 한국금융지주(6.49%) 등 상장 증권사들이 이틀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 상승세는 전날 정부가 양도세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최초 개편안을 반드시 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면담에서 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조정 건의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일각에서는 대주주 기준을 세분화해 확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현행 10억원 기준을 20억원 또는 3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양도세 우려가 완화되면서 연말 절세 매도 압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과 함께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