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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속도로, 'GPU'만으론 안 된다…정부-업계, '현실의 벽' 넘기 위해 머리 맞대

선재관 기자 2025-08-29 22:45:37
'AI 고속도로' 속도전…3.7만 GPU 조기 확보 선언 GPU 3만7천장 쏟아붓는다는데…'규제·인력' 발목 잡힐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첨단 GPU 확보 및 AI 고속도로 현장간담회'에서 관계자들과 토론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AI 고속도로’ 구축에 승부수를 던졌다. 2027년까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7000장을 조기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특별법 제정까지 추진하며 AI 인프라 구축에 전례 없는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9일 경기도 안산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대표 클라우드 기업들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배 장관은 “AI 대전환의 승부수를 2~3년 내에 봐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경으로 확보한 1조4600억원을 투입해 첨단 GPU 1만3000장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1만5000장을 추가하는 등 당초 2030년까지 5만장을 확보하려던 계획을 대폭 앞당겼다. 배 장관은 파편화된 규제를 하나로 묶는 ‘데이터센터 특별법’ 제정 의지까지 밝히며 기업의 발목을 잡는 제도적 걸림돌을 걷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업계는 환영하면서도 AI 고속도로가 실제로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GPU의 안정적 수급과 운영 효율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안정적인 GPU 수요가 뒷받침돼야 투자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의 확보 계획과 연계해 클라우드 사업자의 기술 개발을 촉진할 제도적 장치를 요청했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은 “GPU 클러스터를 어떻게 최적화해 비용을 줄일지가 핵심 과제”라며 클러스터링 기술 R&D 지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클러스터링 성능을 5%만 개선해도 GPU 100장을 추가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첨단 GPU 확보 및 AI 고속도로 현장간담회'에서 '첨단 GPU 구축 및 국내 AI컴퓨팅 인프라 경쟁력 강화' MOU 관련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왼쪽부터),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 배경훈 장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김득중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원장.[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흩어져 있는 규제와 지역 민원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유원 대표는 “데이터센터는 복합 건물인데 규제가 분산돼 있다”며 허가 체계 일원화를 주장했다. 김세웅 부사장은 “안산시와 학교가 협조해 전자파 문제를 공표한 덕분에 민원 해결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지방 데이터센터 활성화를 위한 ‘전력’과 ‘인력’ 문제도 핵심 화두였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200MW급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짓는 경우 인력 채용이 어렵고 건축 인력도 제한적”이라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김유원 대표는 “거점 대학과 연구소를 하나로 모아 클러스터를 조성하면 우리가 지방으로 진출하기 유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배경훈 장관은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며 “임시방편이 아닌 빠른 AI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정부의 압도적인 인프라 투자와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요구가 성공적으로 맞물려야만 ‘AI 고속도로’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AI 경쟁력의 대동맥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