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건설사 하루 평균 1.5곳 폐업, 건설 경기 한계 드러나

차유민 기자 2025-08-18 17:01:03
중견사 줄도산…"M&A 통해 유동성 위기 해소해야"
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살얼음판을 걷던 국내 건설업계가 끝내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견 건설사를 포함한 국내 건설사 309곳이 폐업 신고를 하며 하루 평균 1.5곳 이상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이 국내 건설사 309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95건)보다 4.74% 증가한 수치다.
 
연간 추이로 보면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2022년 170건 △2023년 360건으로 증가했다가 △2024년 295건으로 잠시 줄었다. 하지만 올해 다시 300건을 넘어서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최근에는 수익을 내고도 자금 유동성 악화로 파산하는 ‘흑자 도산’ 사례가 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베라체’로 알려진 중견 건설사 한일건설은 최근 약 80억 원의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채무 연체가 약 40일 지속 중이며 올해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못해 사실상 도산 수순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7월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197위를 차지한 홍성건설 역시 올해 상반기까지 58억원의 영업 이익을 냈지만 공사 미수금 회수가 지연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1일 홍성건설에 강제적 집행을 막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리고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올해 1월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 역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뒤이어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해양조선건설(83위) 등이 잇따라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부도에 이른 국내 건설사는 총 10곳으로 지역별로는 △서울 3곳 △경기 2곳 △부산 2곳 △울산 1곳 △충북 1곳 △충남 1곳 등이다.
 
이 같은 도산 증가의 원인으로는 공사비 급등, 고금리 기조 지속,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7월 “국내 경제 성장률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건설 경기 위축”이라며 “2024년 2분기까지 건설투자는 4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산업의 위기는 건설 취업자 수 10만 6천명 감소라는 고용 충격으로도 이어졌다.
 
이에 건산연은 중소 건설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합병(M&A)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M&A를 통해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과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회생절차 중인 기업의 M&A는 법원 감독 아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만 일반 중소 건설사의 거래는 정보 접근이 어렵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M&A 지원 사업을 벤치마킹해 국토교통부 차원의 전담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