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해외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유럽 정상들에게 "러시아로부터 단순 휴전을 끌어내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며 푸틴의 협상안을 전했다. 푸틴은 돈바스 지역 철수를 조건으로 전선 동결과 추가 공격 중단을 서면으로 약속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로 현재 러시아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나 일부 전략 요충지는 우크라이나가 방어 중이다. 트럼프는 회담 전까지 '즉각 휴전'을 강조했으나 푸틴의 조건부 평화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NYT는 "트럼프가 푸틴에게 전쟁의 '프리패스'를 부여했다"고 비판했다. 이보 달더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도 "그는 또다시 농락당했다"며 "푸틴은 단 몇 분 만에 트럼프를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체임벌린의 뮌헨 회담에 비유하며 "나치 독일의 팽창을 막지 못한 유화정책을 연상시킨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역시 "국제 외교 역사상 가장 구역질 나는 에피소드"라고 혹평했다.
그럼에도 유럽과 우크라이나 측 반응은 엇갈렸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1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회담할 예정으로 "3자 정상회담 제안을 지지한다"며 논의 의향을 내비쳤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의 노력이 전쟁 종식을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만들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트럼프의 급선회가 휴전의 계기가 될지, 푸틴의 장기전을 용인한 '역사적 실수'로 남을지는 향후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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