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건설업 근로자의 사고 사망률이 주요 선진국 평균의 2배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 10대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 재해율 역시 최상위권에 머물러 국가 전반의 안전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15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 명당 사망자 수)은 1.59로 집계됐다. 이는 OECD 경제 10대국 평균인 0.78의 두 배가 넘는 압도적인 1위 수치다. 안전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0.24)과 비교하면 6.6배, 독일(0.29)보다는 5.5배나 높다. 한국에 이어 캐나다(1.08), 미국(0.96), 프랑스(0.97) 등이 뒤를 이었지만 격차는 컸다.
이러한 문제는 건설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건설업을 포함한 한국의 전체 산업 사고사망만인율은 0.39로 캐나다(0.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10개국 평균(0.24)보다 약 1.6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은 전체 산업 평균 대비 건설업의 사망률이 4.08배 높아 타 산업군과 건설업 간의 안전 수준 격차가 다른 나라보다 유독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건설업이 옥외 작업 비중이 높고 근로자 고령화, 복잡한 사업구조 등 본질적인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체 산업의 안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건설업 안전 지표 역시 양호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개별 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 차원의 안전 문화와 시스템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최수영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산업과 전체 산업 간 안전 수준 격차를 줄이는 산업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전체 산업의 안전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국가 차원의 종합 전략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며 가정과 학교, 산업 현장을 아우르는 전 생애주기적 안전 문화 혁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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