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체코 원전 덕에…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11년 만에 최고

한석진 기자 2025-07-23 08:00:14
국내 경기 부진 속 '원전 수출'이 먹거리로…하반기 불가리아·SMR도 대기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수주가 견인한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상반기 기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원전 수주 확대 가능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310억1000만달러(약 42조98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375억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274개 기업이 88개국에서 258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실적은 지난달 최종 계약을 체결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는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EDUⅡ)와 총 26조원 규모의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의 해외 원전 수주 사례다.
 

손태홍 건산연 연구실장은 “체코 수주 효과로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이 전년 동기(155억8000만달러) 대비 99% 증가했다”며 “유럽 지역 수주는 196억8000만달러로 43배 증가하며, 유럽 단일 지역 수주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체코 원전 프로젝트에는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공사 전체의 약 30%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글로벌 원전 수주는 팀코리아 협업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경기는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물러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착공면적은 1511만6000㎡로, 25년 평균(2164만4000㎡) 대비 30%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원전 사업은 건설사들의 수익성과 수주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원전 시장 확대의 수혜가 예상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불가리아 대형 원전은 빠르면 연말 EPC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 펠리세이드 SMR(소형모듈원전)은 하반기 미 에너지부 공모 결과 발표에 따라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