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수도권 규제 강화에…지방 분양시장 '기지개'

황수민 인턴 2025-07-23 07:52:49
부산·청주·삼척 등 비규제지역에 신규 물량 쏟아져
부산광역시 수영구 남천동에 들어설 예정인 고급 주거 단지 '써밋 리미티드 남천'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고강도 규제를 가하면서, 비(非)규제지역인 지방 분양시장으로 수요와 건설사들의 시선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부산·충북·강원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급이 잇따르면서, 저평가됐던 지방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수도권 전역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자, 분양 시장의 무게 중심이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부산·청주·삼척 등에서 대규모 분양이 예고돼 있다.
 

부산에서는 대우건설의 ‘써밋’ 브랜드 단지 2곳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수영구 남천동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지하 5층~지상 40층, 5개 동, 83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부산진구 진포동 옛 NC백화점 자리에 들어서는 ‘서면 써밋 더뉴’는 지하 8층~지상 47층, 4개 동, 919가구의 하이엔드 주거단지와 대규모 상업시설로 구성될 예정이다.

 

충북 청주에서는 대우건설과 GS건설이 공동으로 ‘청주 센텀 푸르지오 자이’를 7월 중 선보인다. 서원구 사직동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9층, 22개 동 규모로 조성되며, 전체 2271가구 가운데 1538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이 일대는 약 2만1000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청주 원도심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미니신도시급 주거 타운이 들어설 전망이다.
 

강원 삼척시 교동에서는 ‘트리븐 삼척’이 이달 분양을 시작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시공하고 대한토지신탁이 시행하는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9층, 4개 동 418가구 규모의 중대형 아파트로, 삼척시청과 홈플러스, 초·중학교 등 생활 인프라가 가까운 정주 선호 지역에 들어선다.
 

업계는 이들 지역이 비규제지역이기 때문에 재당첨 제한이나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 등이 없어 전국 단위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분양 전문가는 “정부가 수도권 대출 규제를 강화한 만큼 투자자들이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지방 시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양상”이라며 “다만 지역 간 양극화가 뚜렷한 만큼 상품성과 입지를 철저히 따지는 선별적 수요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6·27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대출 후 6개월 내 전입을 의무화하는 등 수도권 규제를 강화했다. 동시에 다주택자 주담대 금지, 전세대출 제한, 생애최초 대출 LTV 축소, DSR 3단계 적용 등 대출 규제 전반도 강화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내 투자 수요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인접 비규제지역에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