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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주권'' 건 1576억 프로젝트…네이버·LG·SKT 역대급 'AI 국대' 선발전 마감결과

선재관 기자 2025-07-21 16:55:58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코노믹데일리] 국가 AI 기술의 미래를 걸고 총 1576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LLM)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자 공모가 21일 마감됐다.

네이버, LG, SK텔레콤 등 ICT 대기업부터 업스테이지와 같은 유력 스타트업까지 최소 8개 이상의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사표를 던지면서 대한민국 대표 AI 모델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프로젝트는 GPT-4, 제미나이 등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시장에서 기술 종속을 벗어나 ‘AI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독자 모델 확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듯 정부는 외산 모델을 단순히 파인튜닝하는 수준을 넘어 완전한 자력 개발 모델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정된 최대 5개 팀에는 1000장 이상의 GPU와 데이터 구축비, 해외 인재 유치비 등 파격적인 지원이 제공된다.

경쟁 구도는 국내 AI 생태계를 총망라하는 모습이다. ‘엑사원’의 LG AI연구원과 ‘하이퍼클로바X’의 네이버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글로벌 성능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낸 업스테이지가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통신사 중에서는 ‘믿음 2.0’의 KT와 ‘에이닷엑스’의 SK텔레콤이 참전했으며 SK텔레콤은 게임사 크래프톤과 손을 잡았다. 이 외에도 NC AI, 코난테크놀로지, 모레의 자회사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KAIST,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도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참여 정예팀 리스트 ※ 연번은 주관기관 가나다 순 정렬 [그래픽=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는 공정하고 전문적인 심사를 위해 이례적으로 ‘외국인 심사위원’ 카드까지 검토 중이다. 국내 주요 기업 대부분이 사업에 참여해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전문가를 찾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구글, 애플 출신의 박사급 인재나 한국계 외국인 연구자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심사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심사 기준은 기술력 외에도 △독자 개발 여부 △공공 부문 활용 가능성 △오픈소스 공개 범위 등 국가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다만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오픈소스’ 정책을 두고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대기업은 모델 공개를 통해 자사 플랫폼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지만 AI 모델 자체가 핵심 사업인 스타트업에게는 원천기술 유출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업계가 대거 참여하는 것은 GPU 지원과 국가 대표 사업이라는 상징성 등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종 사업자는 오는 8월 6일 선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