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50일 만에 신규 영업을 재개한 SK텔레콤이 유심(USIM) 해킹 사태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역대급 보상안' 발표를 예고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안에 대한 전례 없는 요금 감면이 유력한 가운데 약정 가입자의 이탈을 막을 '위약금 면제' 카드까지 꺼내 들지에 업계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고객신뢰위원회 자문과 법률 검토를 거쳐 보상안을 최종 조율 중이며 민관합동조사단의 결과 발표를 전후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내 보상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보상안의 핵심은 규모와 선례다. 통신 요금 감면을 기본으로 로밍비 할인, T멤버십 포인트 제공 등 최대 20개에 달하는 항목이 거론되며 전체 가입자(약 2300만명)를 대상으로 해 총 보상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신 장애가 아닌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요금 감면이 이뤄지는 첫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 고객 대상 요금 감면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향후 유사 사태 발생 시 중요한 보상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위약금 면제' 여부다. 신규 영업이 중단된 지난 한 달에만 약 40만명의 가입자가 순유출되는 등 고객 불안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이 가입자 이탈을 막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 파격적인 카드를 선택할지가 이번 보상안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가입자뿐만 아니라 두 달 가까이 고통을 분담한 유통망에 대한 보상도 본격화한다.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현금 보상을 포함한 패키지를 마련 중이며 7월부터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내부 다지기에도 나섰음을 시사했다.
영업 재개와 보상안 발표는 SK텔레콤에 있어 중대한 분수령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와 삼성전자 신규 폴더블폰 출시가 맞물려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보상안을 통해 실추된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고 이를 발판 삼아 하반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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