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사상 최대 규모인 134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SK텔레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지 여부가 20일 판가름 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막대한 재무적 타격을 입은 만큼 법적 대응을 통해 과징금 규모를 줄이고 경영상 배임 이슈를 해소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법조계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행정소송 제기 기한은 오는 20일이다. 행정소송법상 처분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한다. SK텔레콤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대형 로펌을 선임해 소송 실익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비례의 원칙'과 '기술적 과실' 여부다. SK텔레콤은 과징금 규모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과거 고객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으로 제재받은 구글의 과징금은 692억원이었고 유사한 유출 사고를 겪은 LG유플러스는 68억원에 그쳤다. 반면 SK텔레콤은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관련 매출'이 아닌 '전체 매출' 기준으로 과징금이 산정돼 1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반면 개보위는 SK텔레콤의 과실이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SK텔레콤은 유심(USIM) 암호화 키를 암호화하지 않고 평문으로 저장했으며 관리자 인증 절차 없이도 개인정보 조회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유출 사실 인지 후 법정 기한 내 통지하지 않아 사회적 혼란을 키웠다는 점도 가중 처벌의 근거가 됐다.
소송이 진행될 경우 SK텔레콤은 고의적인 지연 신고가 아니었으며 보안 시스템 미비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실적 반토막 낸 과징금... KT 등 업계 파장 주목
SK텔레콤이 소송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실적 악화가 있다. 지난해 해킹 사고 수습을 위해 유심 무상 교체와 5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 패키지를 집행하면서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특히 3분기에는 별도 기준 5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주주 가치 제고와 경영진의 책임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소송은 향후 통신업계 제재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KT 역시 최근 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로 개보위의 처분을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의 법적 대응 결과가 과징금 산정 기준과 감경 요소에 대한 판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데이터 경제 시대에 기업의 보안 책임 범위를 묻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기술적 쟁점과 법리적 해석을 두고 개보위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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