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위치한 연면적 5775㎡ 규모의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시노펙스멤브레인에 매각한다. 대구 수처리 공장은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해 멤브레인 UF 기반의 하폐수 처리(생활 및 공장 폐수) 및 정수용(상수, 공업용수) 분리막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영업양수도계약 체결 후 주요 이행 사항을 거쳐 오는 7월 중 거래를 종결하기로 했으며 매각 금액은 비밀유지 의무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 매각은 롯데케미칼의 에셋라이트 전략의 일환이다. 에셋라이트란 기업이 몸집을 줄여 현금을 확보하고 자본의 유동성을 높여 변화하는 환경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에셋라이트를 통한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약 1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에 걸쳐 △미국 내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 LCLA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 회사 LUST △파키스탄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 판매 자회사 LCPL △인도네시아 자회사 LCI △일본 소재기업 레조낙 등의 지분을 매각하는 등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고 재무건전화에 힘쓴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업황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본원 사업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LG화학도 지난 13일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워터솔루션즈 사업 양도를 결의했다. 양도가액은 1조4000억원이며 대상자는 사모펀드(PEF)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미국 나노H20을 인수해 청주공장에 설비를 구축했으며 해당 사업은 바닷물을 산업용수를 정화하는 역삼투막 RO멤브레인 제품을 중심으로 현재 해상담수화 시장에서 일본 도레이에 이어 글로벌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과 입지를 가지고 있는 사업인 만큼 매각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처리 사업이 석유화학를 중심으로 하는 업체들의 본원 사업과 큰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매각을 진행하는 게 유리하다는 해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수처리 사업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분야이긴 하지만 석유화학 업계의 기존 포트폴리오와 시너지가 적어 우선적으로 정리 대상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및 신성장 사업의 육성과 강화에 지원을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수처리 사업을 매각하게 됐다”며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뿐만 아니라 회사의 수익성 제고 및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혁신 활동 역시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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