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치료 사각지대 '담도암'...한독·유한양행, 임상 성과 속속

안서희 기자 2025-05-01 08:00:00
글로벌 임상 통해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 강화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로 생존율 개선 도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담도암(담관암)을 겨냥해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독과 유한양행은 담도암 극복을 위한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목 받고 있다.
 
담도암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경로인 담도에 발생하는 암으로 위치에 따라 ‘간내 담도암’과 ‘간외 담도암’으로 구분된다.
 
업계에 따르면 담도암은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라 5년 생존율이 20% 미만이며 환자의 약 10%만이 수술이 가능한 초기 단계에 발견된다. 수술 후에도 60% 이상에서 재발하는 등 치료가 까다로운 고위험 암으로 분류된다.
 
한독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담도암 2차 치료제 ‘HDB001A’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독은 지난 2023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국 컴퍼스 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 중인 HDB001A의 글로벌 2/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현재까지 진행 중이며 최근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항체 신약 ‘토베시미그(HDB001A·CTX-009·ABL001)’의 글로벌 임상 2/3상인 ‘COMPANION-002’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한독이 한국에서 진행한 임상 2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 형태로 추진됐으며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토베시미그와 파크리탁셀의 병용요법과 파크리탁셀 단독요법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168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2:1 비율로 토베시미그+파클리탁셀 병용군(n=111)과 파클리탁셀 단독군(n=57)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임상결과 토베시미그와 파크리탁셀 병용요법은 1건의 완전 관해를 포함해 객관적 반응율(ORR)이 17.1%로 나타난 반면 파크리탁셀 단독요법의 객관적 반응율은 5.3%로 나타났다.

연구의 1차 평가지표인 두 치료군 간의 객관적 반응율은 토베시미그가 파클리탁셀군 대비 3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이전 연구와 유사해 독립 모니터링 위원회는 임상 지속을 권고했다. 한독은 HDB001A를 2026년 한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담도암 파이프라인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개발한 면역항암제 ‘YH32367’은 HER2 발현하는 종양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T세포 활성 수용체인 4-1BB를 자극함으로써 면역세포의 항암 활성을 높이는 이중항체 치료제다.
 
YH32367은 한국과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했고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YH32367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HER2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YH32367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PK),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기 위한 최초 인간 대상 임상 1/2상으로 한국과 호주에서 총 32명의 환자가 참가했다. 3주 간격으로 8단계 용량을 순차적으로 증량하며 투여가 이뤄졌다.
 
시험 결과 용량 제한 독성(DLT)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최대 내약용량(MTD)에도 도달하지 않았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s)은 전체의 31%에서 발열과 오한 등 경미한 수준에 그쳤다.
 
유한양행은 이번 AACR에서 발표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2개 후보 용량을 선정해 HER2 양성 담도암과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 호주, 미국에서 용량 확장 파트를 진행하고 있는 YH32367의 시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독과 유한양행이 각각 이중항체 기반 신약을 통해 담도암 치료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며 “기존 치료 한계를 넘는 혁신적 접근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