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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 '소버린 AI, 기술 국적 아닌 데이터 주권이 핵심'

선재관 기자 2025-04-30 12:16:49
네이버 '외산 기술' 비판에 "국민·기업 실익 중요" 반박 '기술 자립' 네이버 vs '실용적 주권' KT… AI 주도권 경쟁 격화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KT 클라우드 서밋 2025’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사진=선재관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클라우드 기업인 KT클라우드와 네이버클라우드가 '소버린 AI(Sovereign AI)' 개념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KT클라우드는 기술의 국적보다는 데이터 주권 확보가 소버린 AI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자체 기술력을 강조하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소버린 AI는 '주권'을 의미하는 소버린(Sovereign)과 인공지능(AI)의 합성어로 특정 국가나 기업이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유한 문화와 가치관을 반영해 개발·운영하는 AI를 지칭한다. 데이터와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글로벌 차원에서 확산되면서 주목받는 개념이다.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T 클라우드 서밋 2025'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버린 AI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최 대표는 "소버린AI는 기술의 국적 문제가 아니다. 결국 데이터에 대한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AI는 결국 데이터 기반으로 작동하는 기술이며 실제 이익과 효과성을 국민과 기업에게 얼마나 주느냐가 본질"이라며 "글로벌 기술을 수용하더라도 데이터와 보안의 주도권만 확보되면 소버린AI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3일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제기한 비판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으로 해석된다. 당시 김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외산 기술에 이름만 바꿔 붙인다고 소버린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력 모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부터 AI 모델,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구현하는 '풀스택(Full-stack)'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 사업자임을 내세우며 기술적 자립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결국 양사의 입장은 소버린 AI의 정의를 '기술적 완전 자립'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데이터 주권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에 따라 갈리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외산 기술 종속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자체 개발 및 운영 역량 강화를 주장한다. 반면 KT클라우드는 글로벌 선진 기술 활용을 통한 실질적인 국가 생산성 향상과 데이터 통제권 확보라는 실용적 관점을 강조한다. KT는 현재 MS와의 협력을 통해 공공 부문 소버린 AI·클라우드를 개발 중이며 이 과정에서 국내 데이터 상주, 국내 법규 준수 등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버린 AI 개념이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대표 기업 간의 논쟁이 벌어진 것은 그만큼 AI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념 해석의 차이를 넘어 소모적인 감정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지웅 대표는 AI 시대를 맞아 풀스택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다음 달 경북 지역에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 기반의 신규 데이터센터(CDC)를 개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