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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진의 철두철미]삼성重, 베트남·인도네시아 조선소 협력 추진…"中 의존 탈피"

임효진 기자 2025-04-19 08:10:00
국내 도크 포화에 해외 도크 활용 전략 본격화 "중국 리스크 우려에 동남아 차세대 대안 부상"
[사진=삼성중공업]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중공업이 동남아시아 조선소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 확장에 나섰다. 수주가 몰리며 국내 조선소 도크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해외 조선소 도크를 활용해 생산 능력을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글로벌 오퍼레이션 및 생산관리’ 직무의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냈다. 공고에는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지역이 명시돼 있다. 해당 국가에서의 운영 경험을 우대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동남아 조선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현지 도크 활용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거제 조선소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집중하고 일반 상선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지리적으로도 인접한 동남아 조선소를 활용해 분산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중국 조선소에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그리스 선사 센트로핀으로부터 수주한 원유 운반선 4척을 중국 팍스오션 조선소에 하도급 형태로 맡겼다.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4척의 선박을 동일 업체에 위탁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설계와 주요 기자재를 공급하고 도크와 인력은 현지 조선소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영향도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대체 생산기지로 중국 외 지역을 적극 검토 중인 이유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지역이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도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국영조선사와 공동 운영 중인 수빅조선소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결정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해당 조선소를 기반으로 중소형 선박 건조 및 해외 수주 대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화오션 역시 해외 도크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으로 루마니아 국영 조선소인 '망갈리아 조선소'에 대한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추세”라며 “국내 도크 부족과 수주 증가 속에 해외 도크 확보는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