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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中 SF 문학 '황금기'...AI, 문화 콘텐츠와 융합하며 새로운 가능성 열어

余俊杰 2025-04-11 13:39:49

(베이징=신화통신) 중국의 공상과학(SF) 문학이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국공상과학연구센터가 발표한 '2025년 중국 SF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SF 산업 총 매출이 1천89억6천만 위안(약 21조7천920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천억 위안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중 SF 독서 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35억1천만 위안(7천20억원)으로 집계됐다.

10년 전 중국 SF 소설 '삼체(三體)'가 휴고상을 수상한 이후 수년간 SF에 몸담는 작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황금기 맞은 SF 문학

중국의 SF 독서 산업은 종이·디지털·오디오 3대 시장이 상호 보완하며 다원화·입체화된 발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

SF 종이 독서 분야에서는 지난해 758권의 신간이 출판됐다. 전자책, 인터넷 문학 등 디지털 독서 분야의 매출은 전년보다 29.6% 증가한 18억4천만 위안(3천680억원)을 기록했다. 오디오북, 라디오 드라마 등 오디오 독서 분야 매출은 26.1% 늘어난 5억8천만 위안(1천16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28일 '2025 베이징 공상과학(SF) 카니발'에서 가상현실(VR) 장비를 체험하는 학생. (사진/신화통신)

루양(陸楊) 중국과학보급작가협회 이사는 인터넷 문학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독서가 SF 문학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뛰어난 SF 문학 작품이 다수 발표됐다. 장즈루(張之路), 자오화(趙華), 천추판(陳楸帆) 등 SF 문학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실력 있는 작가들이 꾸준히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젊은 작가들도 독특한 시각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두각을 나타냈다.

중국 SF 문학 번영의 배경에는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도 한몫했다.

우주정거장, 양자컴퓨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제어 핵융합 등 과학연구가 SF 창작에 서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학은 기술 윤리와 문명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실험실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 SF 문학, 키워드는 '융합' 

최근에는 창작에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 줄거리 구상, 캐릭터 설정 등에 AI를 활용하면 효율도 오르고 작품의 가능성도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천추판 작가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은 완전히 새로운 창작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용해 플롯을 확장하고 영감을 얻는 등 2017년부터 AI와 공동 집필을 시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인공지능(AI) 관련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칭화(清華)대학의 선양(瀋陽)교수팀은 AI를 활용해 소설 '기억지지(機憶之地)'를 창작했으며 이를 SF 공모전에 익명으로 출품해 수상하기도 했다.

SF 문학과 다른 문화와의 결합도 일종의 트렌드가 됐다.

연극, 음악, 미술 등과 결합해 다채로운 문화 상품을 만들어 내거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기술과 합쳐져 더욱 몰입감 있는 체험을 선사한다.

2023년 12월 1일 관람객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 열린 '젠파(建發)·삼체(三體) 몰입형 예술전'에서 '삼체 기원' 섹션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SF 문학은 영상, 게임, 문화관광 등으로 확장하며 다원화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랑지구(流浪地球)' '삼체' 등의 영상 작품이 공개됐다. 지식재산권(IP)이 SF 문학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SF 작가들은 국제 교류·협력에 적극 참여하며 중국 작품의 세계 무대 진출을 앞당기고 있다. 이에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해외에서 출판되는 중국 SF 작품이 날로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