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49%↑…중동 수주액 2배 넘게 급증

한석진 기자 2025-04-10 16:22:36
현대건설이 2009년 시공한 '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모습. [사진=현대건설]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총 82억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 중 60%는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한 수치로, 대형 플랜트·발전소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해외건설협회가 10일 발표한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총 194개 건설사가 69개국에서 147건, 82억1000만달러(약 11조9702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은 55억달러였다.

 

보고서는 “체코 원전 사업(173억달러) 수주가 2분기로 이월되었음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메탄올 플랜트, 사우디 복합화력발전소, 미국 배터리 공장 등 굵직한 프로젝트 수주가 증가세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 수주액이 49억6000만달러로 전체의 60.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4억달러) 대비 106.3% 증가한 수치다. 중동은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대형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1월에는 UAE 타지즈 메탄올 생산 플랜트(16억8000만달러), 2월에는 사우디의 380㎸ 송전선로 2건(총 3억8000만달러), 3월에는 루마 및 나이리야 화력발전소 2건(총 15억4000만달러) 등이 잇달아 수주됐다.
 

유럽 수주액은 9억2000만달러로, 헝가리 에코프로비엠 제1공장 보조설비 공사와 스페인 롯데EM 일렉포일 설계용역 계약 등이 반영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8.9% 증가했다. 반면 북미·태평양 지역은 미국 내 제조 공장 건설 수요 감소로 인해 수주액이 8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3.6% 줄었다.
 

공종별로는 산업 설비 수주가 전체의 71%에 해당하는 58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건축(10억3000만달러), 토목(4억60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재원별로는 도급형 계약이 97%인 79억6000만달러를 차지했고, 개발형은 2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기업별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23억5600만달러 수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E&A(17억2400만달러), 현대엔지니어링(7억7400만달러), 현대건설(7억3300만달러) 순이었다. 상위 10개 건설사의 수주액은 전체의 82.1%에 해당하는 67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세계 건설시장이 지난해보다 2.1% 성장한 14조8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 인공지능(AI),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가 맞물리며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원전 발전량은 2020년 2698TWh에서 2050년에는 5497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SMR 시장도 2027년 104억달러에서 2040년 3000억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