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TSMC, 美에 1000억 달러 추가 투자…韓 반도체업계 '촉각'

임효진 기자 2025-03-05 09:40:26
TSMC, 애리조나주에 6개 파운드리 공장 건설 국내 생산시설 확장 vs. 美 투자 확대 갈림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TSMC 대미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압박 속에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상황이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총 6개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최첨단 패키징 공장 2개 및 연구개발(R&D) 센터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TSMC와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협업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번 투자로 미국 내 AI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TSMC의 투자 결정을 두고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으면 25~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강력한 보호 무역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번 투자로 미국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재 10%에서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를 들여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해 HBM 패키징 시설을 짓고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미국 내 투자는 국내 생산 시설 확장과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이 구체화되고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추가 투자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