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HBM 앞세워 미국 매출 2.6배 성장…빅테크 공략 가속

임효진 기자 2025-03-04 11:31:09
2023년 12조→ 2024년 33조 원… 반도체 업황 반등 효과 AI·빅테크 수요 증가로 HBM·DDR5 등 고부가제품 판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SK하이닉스의 미국 판매법인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이 2.6배 성장했다. 

4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판매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지난해 매출 33조4859억원, 순이익 10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12조5419억원)과 비교하면 약 2.6배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성장세는 2023∼2024년 사이 반도체 업황이 하락기에서 상승기로 전환한 것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DDR5 등 빅테크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미국 고객)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다. 지난해 3분기(누적)까지 국내외 지역별 매출 합계(46조4259억원)에서 미국은 58%(27조358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HBM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올해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에 주력하는 가운데 상반기 중 HBM3E 16단을, 하반기에는 '커스텀(맞춤형)' 제품인 6세대 HBM4 공급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고객사들의 수요 역시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회사의 HBM 매출은 강한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는 ASIC(에이직) 기반의 HBM 고객 수요도 의미 있게 증가함에 따라 고객 기반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ASIC(주문형 반도체)은 오픈AI,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미주법인)는 미국 빅테크 대상의 영업·판매활동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회사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들과의 영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류성수 HBM비즈니스 담당(부사장)을 새로운 미주법인장으로 앉히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HBM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