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체들이 미국과 한국 조선업계의 협력이 강화될 경우에 대비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 중국 조선업체들은 그 동안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과 저가 수주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는데 한국과의 기술력 경쟁에 정면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동안 미국 내 제조업 보호를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약점인 조선업을 되살리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 조선소들은 대형 상업용 선박 건조 경험 부족과 높은 인건비로 글로벌 시장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기술력과 생산성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을 추진하는 이유다.
미국의 이 같은 행보는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다. 특히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대형 선주들의 신뢰를 더욱 확보하게 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조선업계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이 기술력 측면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조선업계 전문가는 “중국은 이미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수주를 확대하며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 선사들까지 적극 공략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중국은 전 세계 선박의 74.7%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은 전 세계 선박의 18.0%를 수주했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6%p 감소했다. 이는 중국이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벌인 결과다.
이와 관련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직접 언급한 것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 조선업계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키우는 계기이면서 동시에 중국의 경쟁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반격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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